제9회 브런치북 대상 수장작 이인애 작가
서가에 꽂힌 책 중 제목이 눈길을 끌어 선택하게 되었다.
이인애 지음, 문학동네 출판
제9회 브런치북 대상 수상작
전 세계에서 자영업자 또는 소상공인이 가장 많은 나라가 한국이라고 한다
내게 자영업자의 이미지는 모 아니면 도,
쉬운 말로 대박 아니면 쪽박 정도로 저장되어 있다
무지에서 비롯된 잘못된 이미지일 수도 있다
주변에 자영업자가 많다
그러나
번호표를 뿌리는 대박 사장은 보고 경험한 적은 있지만 개인적으로 알지는 못한다
외국어로 know와 acquaintance 정도의 차이일까?
길을 걷다 점심시간인데 휑한 식당을 유리 너머로 흘낏 살필 때 마음이 너무나 무거워지는 경험을 매일 하고 있다
시한폭탄의 카운트다운 초침을 이명처럼 들으며 사는 업주의 심정을 상상은 해봤지만 직접 경험한 적은 없어 책으로 읽어봐야겠다 생각했다
책 표지 뒷면 작가의 말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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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계획했던 일들이 무산되며 집필한
[안녕하세요, 자영업자입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하루하루 힘들게 버텨낸 사람들을 기억하고 싶어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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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을 덮으며 드는 생각은 코로나 기간이라 허리가 꺾일 듯 힘들었으리라
하지만
코로나 때문이 아니라도 사장은 언제나 힘들다는 생각을 했다.
집합 금지 외의 다른 악조건들은 출입문 손잡이처럼 늘 상주하는 동일한 조건이므로......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여 나 나름으로 목차를 정리해 봤다
퇴사
스터디 카페 오픈
우울증
다시 오픈
상도덕
퇴사
주인공 대한은 30대 후반 다니던 직장에서 퇴사했다. 상사와 MZ 세대 신입 사이에서 껴서 업무와 인간관계 스트레스가 겹친 듯했다
오픈 준비
임대료가 저렴한 그러면서도 상권이 좋은 위치 찾기, 부동산 중개인과의 신경전, 임대인과의 관계 쌓기, 인테리어 업자와의 줄다리기... 인테리어 공사가 반쯤 진행된 지점에서 업자가 계약서 외에 추가 요금을 요구하며 파업을 한다. 시작도 전에 닥친 큰 근심. 사장이 되는 길은 시작부터가 돌길이구나, 자전거 타고 가는 돌길...
우울증
코로나 사태 발발, 집합 금지 명령, 백신 패스, 주변 동종 업주들과의 경쟁, 인근 대형 프랜차이즈 개설, 매출이 점점 아래로 추락하다가 적자를 기록, 주인공은 심각한 우울증을 경험하고 정신과를 찾게 된다. 의사가 주변 자영업자들을 인터뷰하여 기사를 써오라고 한다. 치료를 위한 좋은 처방으로 보였다.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고통을 경험하고 정신적 위로와 함께 몸을 움직이고 사람을 만남으로써 고립감을 떨칠 수 있는 효과가 있었다. 커피숍, 식당, 미용실, 치킨집 등의 인터뷰 내용을 통해 자영업자들이 경험하고 있는 허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태연한 척 연기하는 스스로가 비참해 침대에 누워서도 끅끅대며 울었다
머리를 조이고 있던 나사 하나가 풀려버린 느낌이었다
감정 조절 장치가 완전히 망가졌는지 스스로를 컨트롤할 수 없어 무력감이 몰려들며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다시 오픈
스터디 카페 운영 만으로는 수익이 저조해 추가로 제공받은 지하 공간에 수면 방을 오픈한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 직접 인테리어를 한다. 무인 시스템으로 운영하다 청소년 단체 입실로 점검에 단속된다. 두 개의 점표를 운영하는 와중에도 대한은 적자를 메우기 위해 오토바이 배달을 부업으로 한다. 오토바이 배달은 운전면허와 헬멧만 있으면 누구나 하는 거려니 생각했었다. 그러나 보험을 들어야 하는데 대한과 같이 대출, 월 임차료,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에서 영업용 차량 보험료는 가벼운 상대가 아니었다. 세상에 그 무엇도, 누구도 가벼운 상대는 없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독서하며 느낀 실감이 어느 정도 절박함이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렇게 느꼈다
상도덕
스터디 카페가 없는 곳으로 위치를 정했지만 이후 다른 사업장이 계속 오픈을 하며 대한은 가격 인하를 거듭한다. 대형 프랜차이즈 지점의 화려한 인테리어, 시설 경쟁에 이길 능력이 없는 대한으로서는 제 살을 깎는 고통이었다. 건물 임대인이 대한이 사업하는 같은 건물에 스터디 카페를 오픈한다. 항의를 해도 공유 오피스를 겸한 스터디 카페라 동일 업종이 아니라는 주인의 대답이 돌아왔다. 임대인이면 자신의 건물 임차인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도와야 할 텐데... 대한은 사업을 접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권리금도 없이 처분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린다. 오픈을 위한 인테리어가 시작돼 대한의 스터디 카페는 엄청난 소음과 분진에 노출된다. 대한은 일주일 무료 이용 공지문을 붙이고 오토바이 배달을 나간다
주인공은 말한다
자영업은 멍청한 결정이었다고
그리고 생각한다
IMF는 모두에게 닥친 불행이었으나 코로나는 자영업자에게 닥친 것이라고.
다 같이 겪는 고통보다 훨씬 힘들다고 느낀다
"태연한 척 연기하는 스스로가 비참해 침대에 누워서도 끅끅대며 울었다
머리를 조이고 있던 나사 하나가 풀려버린 느낌이었다
감정 조절 장치가 완전히 망가졌는지 스스로를 컨트롤할 수 없어 무력감이 몰려들며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자영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컨설팅 회사에서 또는 경제에 대해 공부하는 것도 준비 방법이겠지만 이 소설을 읽고 정서적 준비를 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미리 이 책을 한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독자로서 비극적 결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 작품은 비극적으로 끝난다
소설은 해피엔딩이 많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 사회도 좋은 일자리가 많아져서 퇴근 후부터 다음 날 출근까지 일을 잊고 쉴 수 있는 직장인이 더 많아졌으면 하고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