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프롤로그
이제 겨우 몇 년 살았을 뿐이지만,
아무리 짧은 나날이라 한들 누구에게나
자랑할 만한 에피소드 몇 가지는
있기 마련 아닌가.
나 또한 그러한 이야길 몇 가지 가지고 있다.
물론 살며 자랑스런 일보다는
애매하게 쪽팔린 일들이 훨씬 많다.
그러니 우린 더욱(!)
떠올리는 것만으로 허리가 싹 펴지고,
입꼬리가 꿈틀거려지는 몇 안 되는 에피소드들을
고이 모아 기억 저편 어딘가에 저장해 놓았다가
삶에서 필요한 순간에
감기약처럼 사용해야 할 것이다.
책장 깊은 구석에 소중히 꽂아 둔 기억들이
적재적소의 순간에 나타나 우릴 구원할 것이니…….
나도 한 번
내가 가진 기억을 감기약처럼 사용해 보려 한다.
내 기억으로 힘차게
승진해보고 싶은 욕망이 있기에
이 연재를 시작했다.
이 연재의 본제는 ‘에스파냐와 자퇴생’,
부제는 ‘로마니스 베이스’이다.
처음부터 부제나 본제,
둘 중 하난 무조건
강렬하고 뻔해 보이는 이름으로
선정하겠다고 다짐하고 시작했다.
일단 눈에 띄고 봐야 되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원랜 로마니스 베이스가 본제,
부제는 에스파냐와 자퇴생보다
훨씬 어그로적인 이름이었다.
그러나 업로드 직전
조금 더 짧고 담백한 이름으로 수정했다.
너무 세속적인 이름이라
도저히 나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고
여기 고백한다..)
작가 스스로를
왼 어깨엔 자만의 쌀포대를,
오른쪽 어깨에는 겸손의 쌀포대를 얹고
걷는 청소년이라고 생각한다.
어떨 때는 지나치게 오만하고
어떤 순간엔 필요 이상으로 겸손하다는 점에서다.
‘로마니스 베이스’ 연재에서도
이러한 개인 특성을 반영한 글들을
작성해 나갈 예정이다.
자랑과 자책을 끊임없이 오가며
나의 여행기는 진행될 예정이다.
나의 이중성이 되도록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얻어내길 바라며,
'로드 무비가 당장이라도 재생될 듯한' 부제(자화자찬)와는 달리
참으로 소박하고 힘겨웠던 스페인 겨우살이를
여러분께 조금 풀어드리려 한다.
대충 이런 느낌이다.
( 스페인에 다녀왔지만 사실 별 거 없었다! (그래서 별 거 있었다?!) )
(추신)
독자 분들이 매주 월요일
한 화씩 올라갈 이 연재를 찬찬히 따라오시며,
갑자기 배낭을 싸매 들고서
스페인으로 넘어간 것 같은
기분을 느끼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자유 여행이 아닌
어학연수로 다녀왔음.)
여러분의 일상에
코딱찌만 한 행복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여행 1일 차,
시차 적응 실패하고
새벽에 길을 나서는 모습 첨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