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의해 고통의 삶을 견디며 살고 있다
서울동물원에서 쇼를 하던 돌고래 태지.
2013년, 2017년 두 번에 걸쳐
제돌이 등 서울대공원에서 쇼를 하던 남방큰돌고래들이 제주로 방사될 때
홀로 남았다.
태지는 일본에서 수입된 큰돌고래이기 때문이다.
그의 고향 다이지는 끔찍한 고래 사냥으로 악명 높은 곳이라 돌려보낼 수 없었다.
무리 생활을 하다가 좁은 수조에 홀로 남은 돌고래 태지의 이상 행동을
한겨레 애니멀피플 영상을 통해 보았을 때의 충격을 잊을 수가 없다.
영화 <코브>에서 고래해방 활동가 릭 오베리는
드라마에 출연해 인기를 끌던 돌고래가 스스로 물 속으로 가라앉아 자살을 택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태지가 그런 상태인 것 같았다.
그후 태지는 쇼에 동원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제주 퍼시픽랜드(현재 퍼시픽 리솜)로 위탁됐고,
무리 동물인데 홀로 갇혀 위탁 연장을 하며 죽은 듯 살았다.
죽는 것보다 나은 삶이었을지 알 수 없다.
그런데 며칠 전 태지가 ‘고래 무덤’으로 불리는 거제씨월드로 보내졌다는 소식이 갑자기 전해졌다.
거제씨월드는 돌고래를 만지고, 타는 쇼를 하는 곳으로, 매년 돌고래가 죽어나가는 곳이다.
퍼시픽랜드는 태지와 아랑이를 거제씨월드로 보내는 일을 비밀리에 진행했고,
비봉이는 홀로 남겨졌다.
퍼시픽랜드는 대책없이 고래들을 다 방류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제주 앞바다에 방사된 돌고래들 중에
사람들은 방사된 아이들은 다 잘 살고 있다고 알고 있지만
20년 동안이나 인간에게 길들여져 쇼를 했던 대포와 금등이는 방사 후 사라졌다.
그사이 혼자 남아 사투를 벌였는 태지도
20년 동안 길들여 놓고 대비없이 방사해 사라져버린 대포와 금등이도
결국 야생동물을 소유하겠다는 인간의 욕망이 저지른 죄다.
어제 국회에서 퍼시픽랜드의 돌고래들의 삶을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세미나가 열렸다.
수족관 고래류 보호·관리 방안 국회 토론회.
일단 방사할 수 없는 고래들을 위해서는 바다쉼터를 설립해서 그곳에서 살게 하는 방안이 제안됐다.
하지만 바다쉼터 설립을 위한 또는 다른 나라의 바다쉼터에 위탁을 하기 위한 재정을 감당할 의지가 지금 우리 사회에 있을까.
또한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방사는 신중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당연하다.
비봉이는 잡혀서 17년간이나 쇼를 했고, 나이도 약 25살이다.
대포와 금등이처럼 죽으라고 보내는 일은 없어야 하니까.
수조에 죽은 듯 떠서 고틍의 삶을 견디는 돌고래 태지의 모습이 아직도 선명한데
부디 태지와 인간이 허락한 좁은 수조에 아직도 남은 고래들의 삶이 지금보다 나아지기를 바란다.
인간이 감당도 못할 야생의 생에 개입할 때 벌어지는 뒷수습을 어찌할지
인간은 동물들의 삶을 담보로 이렇게 알아가고 있다.
어제 고래 토론회 기사 링크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051715380003705?did=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