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말할게

#01. 그때, 넌 없었다

by 만유

내게 물었다

왜 울지 않느냐고

너무 독하다고


내게 말했다

왜 웃지도 않느냐고

마음이 없는 거냐고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울지 않은 게 아니라

이미 다 울어버렸다고


겨우 버티는 날들 속에서 누군가의 농담은

그저 시끄러운 소음이었고

하루를 넘기는 일조차

내겐 너무도 버거웠다


그때는 아무도 묻지 않았다

내가 어떤지

어디가 아픈지

무엇이 그리 무거운지를


그저 조용한 사람이라 여겼고

표정 없는 사람이라 넘겼다


그러니 지금 와서 묻지 않았으면 좋겠다.


울고 싶던 날, 너는 없었고

웃고 싶던 날도, 넌 없었다


그 모든 순간을 혼자 넘기고 나서야

너는 내게 물었다


하지만 나는 아무 말 하지 않는다


이제 와서 묻는 너보다

그때 아무 말 없던 너를

나는 더 잘 기억하고 있으니까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