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높이
열여덟, 나는
하늘만 보았다
높은 별도 닿을 듯
세상은 내 손에 들어올 것 같았다
스물다섯, 나는
누구보다 앞서고 싶어
고개를 들었다
그때는 아래를 보는 법을 몰랐다
서른이 되어
바쁘게 뛰다 문득 멈췄다
누군가의 눈을 마주치는 일이
마음부터 떨리는 일임을 알았다
마흔이 넘어
또래의 시선에서, 부모의 등 끝에서
온기라는 것을 배웠다
살아온 만큼
알게 되는 게 있다
그땐 보이지 않던 것들이
이제야 이해되는 것들이 있다
그래서 가끔 스스로 되묻는다
지금 내가 붙잡고 있는 생각이
지금 내 눈높이에서의 고집스러운 틀은 아닌지
지금 눈높이에서 보이는 것들이
틀릴 수 있다는 것도
언젠가 내가 인정할 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