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비대칭

by 만유

# 비대칭


너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고요한 밤을 베개 삼아 자고


나는

몇 날 며칠을

눈뜨고 하루를 삼켰다


버려진 메모처럼

너는 나를 구겼고

나는 그 주름을 펴느라 손이 다 헐었다


지금 너에겐

그냥 스쳐간 번거로움이었을 뿐이었겠지만

죽은 듯 깨어있는 밤마다

나는 아직도

그 속에서 살고있다


바라는 건 하나
내가 삼켜온 고통만큼
너도 똑같이 삼켜보는 것
그 고통이 너에게 스밀 때

이 억울한 밤이
조금은 균형을 찾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너는 태연히 살아가고
나는 여전히 그 자리에 묶여 있다

내가 잃은 것만큼
너도 잃기를 바란다
내가 견뎌야 했던 무게만큼
너도 짊어지기를 바란다


내 상처의 깊이만큼
네 삶에도 금이 가기를
내가 견뎌온 것만큼
네가 부서지고 부서지기를


가볍고 가벼운

법의 심판이 끝난 뒤
밤마다 심판을 받는 건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였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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