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 짐머 영화음악 콘서트
영화에서 음악은 여러 역할을 한다. 영화 시작을 알리는 음악은 영화의 분위기를 예고하고, 긴박한 상황에서 흘러나오는 긴박한 음악은 주인공의 초조한 마음을 전달한다. 영화음악은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관객과 주인공을 동화시키는 매개가 된다.
하지만 영화음악도 음악이라는 점.
‘한스 짐머 영화음악 콘서트’는 그 매개로서의 영화음악이 아닌, 영화음악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는 공연이다.
먼저, 작곡가 한스 짐머는 누구일까? 한스 짐머는 독일의 영화음악 작곡가로 영화 ‘다크 나이트’, ‘인터스텔라’, ‘캐리비안의 해적’ 등 우리에게 익숙한 영화들을 음악들을 작곡했다. 한스 짐머 음악의 큰 특징을 떠올려 본다면 ‘웅장함’과 ‘정적’이다. 한스 짐머의 곡들을 오케스트라로 감상할 때 그 음악이 가진 웅장함, 그와 대비되는 순간의 정적을 더욱 생생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즐겁게 공연을 보러 갔다.
인터스텔라의 사운드트랙 ‘First Step’으로 시작한 공연은 시작부터 몰입을 더했다. 영화 인터스텔라 도입에서 황량하고 공허한, 하지만 벅차오르는 듯한 음악을 감상하면서 좋았던 부분은 ‘음악을 눈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영화를 볼 때 영화음악은 부차적인 요소로밖에 작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공연이 시작하자마자, 영화음악을 구성하는 악기와 연주되는 장면이 보임으로써 음악 그 자체의 구성요소가 보였다. 한스 짐머가 ‘웅장함’을 보이기 위해 어떤 악기를 사용했는지를 눈으로 볼 수 있어 그 다음 곡들을 더 주의 깊게 보았던 것 같다.
또한, 한스 짐머 영화음악 콘서트가 다른 일반 오케스트라와 다른 점은 ‘일렉 기타’, ‘드럼’, ‘신디사이저’와 같은 악기들이 영화음악의 소리를 더해준다는 점이다.
‘영화를 보지 않았지만, 영화를 봤으면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 <탑건 : 매버릭>의 Top Gun Anthem. 메인 멜로디를 진행하는 일렉 기타의 선율, 벅참과 박자감을 더해주는 드럼, 한스 짐머 음악의 ‘웅장함’을 만드는 오케스트라의 조화가 벅참을 선사했다.
비슷한 이유로 배트맨 대 슈퍼맨에 삽입되었던 ‘Is she with you?’도 음악을 지지하는 타악기 소리와 쨍-하게 울리는 일렉 기타의 소리가 어우러져 영화 음악만의 재미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긴장감을 있는대로 고조시키다 갑자기 ‘정적’에 가깝게 연주를 줄임으로써 한스 짐머 음악이 가지는 ‘정적’이 형성하는 긴장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한 시간 반의 시간 동안 한스 짐머의 음악에 빠져들면서 영화 음악 그 자체가 주는 즐거움을 알았다. 영화음악은 영화를 풍성하게 만들어 주기도 하지만 그 자체로도 훌륭한 음악이다. 영화음악 그 자체를 감상하고 즐길 수 있는 공연을 찾는다면, ‘한스 짐머 영화음악 콘서트’가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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