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 40년 공직자의 작은 퇴임식
시청의 간부공무원이 공직 40년 일하고 1년을 앞당긴 퇴임식에 참석해 눈물을 흘렸다. 시장님과 후배 공무원들은 멋진 공로패를 보내어 격려했고 지역주민들이 축하의 패를 만들어 공직을 떠나는 센터장(4급 동장)의 노고를 치하했다.
동단위 인구 7만6천명의 각 기관단체장이 참석하고 시의원, 도의원, 동민들이 자리했다. 경력을 소개하고 공직 40년을 회고하는 사진첩에서 역시 20대 젊은이의 모습이 나온다. 공무원 퇴직자에게도 아름답고 멋진 20대가 있다.
퇴임 인사의 문구도 아름답다. 여러 날 고민하고 여러 번 탈고한 퇴임사다. 그런 말과 주옥같은 단어들은 혼자 머리를 짜낸다고 나오지 않는다. 진심으로 함께 고민하고 걱정하면서 버티며 견뎌온 공직자의 고뇌속에서 생성되는 말이다. 아픈 조개의 몸에서 나오는 진주 같은 연륜이 있다.
푸석하기가 돌 같은 깻묵속에서 선홍빛 참기름이 흘러나오듯 공직의 무게가 응어리진 애증스런 단어들이다. 마치 '행정의 시' 한 편이 아니던가. 20년간 4번을 같은 부서에 근무했다는 중간 간부의 송사도 우리의 마음을 울린다.
40년 근무하고 후배를 위해 1년을 양보하고 퇴임하는 날에 코로나19가 발을 잡으니 떠나는 센터장의 마음은 무겁다. 코로나19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크니 작은 퇴임식도 마음에 걸린다. 천생 공직자로 살아왔으니 주민 걱정이 앞선다.
다산 선생님은 목민심서에 "청렴한 선비의 돌아가는 행장은, 모든 것을 벗어던진 듯 깨끗하여 수레와 여윈 말인데도 그 맑은 바람이 사람들에게 스민다."고 말씀했다. 그렇게 살고 이렇게 40년을 이리저리 민원에 치이고 행정실적을 걱정하며 일해왔다.
1970년대보다 요즘 공무원의 무게가 많이 가벼워졌나? 과거에는 공무원의 정년퇴임식도 화려하고 무게가 있었다. 1년만에 받는 훈장이 택배로 날아드는 것이 오늘 공직사회의 현주소다. 월례조회에서 대한민국 헌법이 주는 권위가 담긴 대한민국 훈장을 받기를 바란다. 그래야 후배 공무원들도 힘을 내어 더 열심히 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