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말을 향해 달려가는 시각을 만나면서 2023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공직을 이어갈 후배들에 대한 생각을 해 봅니다. 2017년 1월에 공직을 나왔습니다. 1977년 초임으로 2017년에 이르니 대략 40년이고 공식적으로는 39년 8개월입니다. 대략 후배들은 36년정도의 공직을 마치고 6월말에 명퇴하거나 12월말에 공직을 떠납니다.
공직의 출구를 나서는 후배들에게 전에 적어둔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공직을 마치면 6개월간은 차분히 지난 세월을 정리하고 마감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만 이후에는 공직때보다 더욱 더 다양한 일들이 기다립니다. 명예롭게 퇴직한 공무원이니 이어서도 더욱 명예로운 공무원으로 삶을 이어가시기 바랍니다.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몸부림을 치다보니 고향의 공직선배님이 노인대학 1시간 강의를 청탁해 주십니다. 그래서 그간에 들은 이야기, 마음에 담은 생각을 바탕으로 자료를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노인대학에 나오시는 연세가 되시도록 자식위해 배우자를 위해 열심히 피땀흘려서 아름다운 꽃밭을 완성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물항아리 2개를 할아버지가 짊어지고 물을 나릅니다. 한쪽 항아리의 바닥에 금이가서 물이 졸졸 새어나오는데 막아낼 방법이 없이 수개월동안 물지게에 한쪽으로 물항아리의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할아버지에게 자신의 심경을 토로합니다. 제대로 일하지 못하여 늘 송구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새어나오는 물을 그냥 버리지 않고 길가의 꽃밭에 물을 주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자신이 부족한줄 알았겠지만 그로인해 꽃밭이 풍성하게 자라고 아름다운 꽃을 피웠다는 사실을 알려줌으로써 물이 새는 물항아리도 그 쓰임새가 있고 보람을 얻을 수 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노인대학에 오신 모든 분들의 삶이 힘들었고 손과 얼굴에 주름만 가득한 듯 보이지만 주름사이로 흐른 피와 땀이 바닥에 떨어져서 땅을 비옥하게 하고 그 힘으로 자식을 키우고 그 힘으로 손자손녀를 양육하여 오늘의 가족을 이루고 자자손손 이어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행복은 큰돈이 아니라 큰 마음이고 그 삶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알라가는 기쁨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그런 마음으로 노인대학 강의자료를 마무리하고 내일아침 달려가서 심금을 울리는 1시간짜리, 50분 강사로서의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낼 요량입니다. 지난번 4시간 장애인인식개선 강의와 다음주에 이어질 스스로의 역량을 다지는 인강에도 매진하고자 합니다. 인생은 평생 배우고 써먹지 않을 지식도 축적하는 행복을 꾸미는 멋진 무대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