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그가 미치도록 보고싶다
사람이 온다는건 그 사람의 일생이 오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와 헤어진 지금 나는 나의 일생이 없어진 것 같다.
내가 하는 일도 그가 있을때나 없을때나 변한것은 없는데, 이 조차도 그가 없는 나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는 노동일 뿐이다.
나에게 큰 상처를 준 그를 미워해야하는 마음과 그를 아직 좋아하는 마음의 격차가 너무 크기에 나는 괴롭고,
나의 괴로움을 터놓을 곳이 그밖에 없다는 걸 알기에 나는 그가 미치도록 보고싶다.
절실한 마음을 꾹꾹 눌러담아 그에게 메세지를 보내보지만 역시나. 그는 연락이 없다.
그가 돌아왔을때 나는 그를 미련없이 떠나보낼것인가? 꼭 안아줄것인가? 매일 고민하지만
나는 그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걸 안다.
예전 직장에 다닐때도 나는 그와 헤어짐과 재회를 반복했는데 어느날 별로 친하지 않던 동료가 나에게 다가와 물었다. 어떻게 재회했냐고... 그리고 나는 직감했다. 그녀도 이별했구나. 나처럼 절실하구나.
그와의 이별이 결혼준비과정에 있었기에 길을 가다가 우연히 웨딩홀을 보거나,
모르는 이가 낀 결혼반지를 보면 나는 눈물이 핑돈다. 나는 가질 수 없는것, 하지만 그들은 가진것.
아버지 없는 아이로 자라온 내게 아버지 있는 친구들을 보는것,
결혼식장에 들어가보지 못한 나에게 웨딩홀을 보는 건 참 잔인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