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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거스트 Oct 09. 2024

반복된 실수에 내가 싫어지는 날

직장에서 같은 실수를 반복한 날이 있었다.

지난주에도 같은 실수로 상사에게 멋쩍어하며 죄송하다고 했었는데, 오늘 또 같은 실수를 연거푸 해버린 날!

더 이상은 멋쩍은 웃음도 나지 않고, 상사나 동료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생각에 아무렇지 않은 척 일하고 있지만 이곳에서 내 존재의 의미조차 없어지는 날이다.

내가 왜 그랬을까 되돌아봐도 도저히 이유가 떠오르지 않는다. 그저 귀신에 씐 듯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평소 나는 퇴근 후에 자기계발을 하곤 하는데, 오늘은 내 일 하나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다.

전에 친한 동생도 비슷한 고민상담을 했었는데, 나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다음부터 더 꼼꼼히 보면 되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었다. 그런데 그게 나의 일이 되고 보니 참으로 비참한 심정이다.




퇴근 후 저녁을 먹고서도 그 생각이 가시지 않는 어느 순간 오늘의 이 실수는 학창 시절 시험 치는 과정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험을 치다 보면 내가 풀 수 없는, 또는 내가 미처 대비하지 못한 문제가 나오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 문제에 사로잡혀 있지 않고, 분명 어딘가에 있는 내가 풀 수 있는 문제를 찾아 최선을 다해 풀어 합격선을 넘기게 된다. (선생님들께서는 어려운 문제는 놓아주라고 하셨다ㅎ)

이미 지나가버린 실수는 어쩔 수 없다. 틀린 문제의 오답노트를 작성하여 다음에 같은 상황에서 다시 틀리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100점 맞은 학생이 아니라고 해서 낙담할 필요 없듯이 내가 잘하고 있는 것들도 같이 떠올리며 오늘 내가 받은 80점만으로도 잘했다 칭찬해줘 보자.

남들이 나를 뭐라고 생각하든 나 자신은 '100점 맞을 수 있었는데 아깝군!' 뻔뻔하게 생각해 버리자.

과도한 자책은 내일의 출근길을 힘들게 만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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