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 고효율 주택을 위한 단열과 천장 시공 이야기
골조공사를 포스팅하다 추운날씨에 공사가 늦어져 잠시 다른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ㅎ_ㅎ;;
오늘은 처음 단독주택을 생각할 때부터 엄청 오랜기간 고민했던 단열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볼게요.
아시다시피 단독주택은 아파트 대비 열 효율이 떨어집니다. 아파트는 위층 아래층에 다른 가구가 입주하고 있으므로 외기에 닿는 면적이 작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빌라나 아파트에 오래 살아봐서 아파트가 가지는 장점 중 하나로 따듯함을 꼽습니다. (아파트에 살때 저는 추위를 별로 안타서 겨울에 난방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만, 겨울철 실내온도 18도 이상을 유지했었네요.)
하지만 단독주택의 경우엔 이야기가 다릅니다.
하부와 상부에 다른 세대가 없기에 말그대로 '단독'으로 냉/난방을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단독주택은 덥고 춥다라는 인식이 정설이 되었네요.
그러나 근래에는 이런 단독주택의 단점들이 많이 극복되어지고 있는데요,
그 일례로 제로하우스나 패시브 하우스를 들 수 있습니다. 이는 새로운 자재와 완성도 있는 시공으로 열효율을 최대화해 별도의 냉/난방 필요성이 없는 집을 말합니다.
최근에 와서는 매거진이나 잡지, 인터넷 상에 자주 언급되며 제로하우스&패시브하우스는 더이상 낯선 단어가 아닌듯 싶습니다.
실제 건축내용을 보니 그 디테일과 기술들은 놀라운 수준입니다만... 그 건축비 역시도 놀라운 수준임을 알게됩니다.
그러나 배울점은 많이 있어서 패시브까지는 무리더라도 저희 역시 한도 내에서 최대한 고효율 트렌드를 따라가기로 했습니다.
설계 이전 부터 고효율 주택의 금액 별 효율이 좋은 방법들을 적용하기로 생각하였죠.
(여기서도 건축가의 부재로 인한 한계를 느낍니다.)
패시브하우스에는 몇 가지 원칙들이 있는데 저희는 그 중 3가지 정도를 적용하였습니다.
먼저 천장으로 가는 열손실을 최소화하기로 했습니다. 설계할때 해가 드는 쪽으로 낮은 경사의 길고 넓은 지붕을 만드는게 그 첫 단계였지요.
저희집은 지붕으로 태양에너지를 최대한 많이 받는다는 패시브 원칙에서 자연스레 디자인 모티브가 나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옥상층이 없다는 단점은 잠시 접어두기로 합니다. ㅜㅜ)
설계는 그렇게 마무리한데 이어 시공 상에 디테일로 단열과 겨울에 천장에 얼음(Ice dams) 방지를 위한 이중지붕 구조를 적용했습니다.
아스팔트 싱글 지붕재를 사용하는 일반적인 방법은 천장윗면에 방수시트를 붙이고 그위에 바로 싱글을 시공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천장 옹벽 위에 열반사 단열재를 붙인 뒤에 목재(각재와 OSB합판)로 한번 더 지붕을 만듭니다. 그 목재 위 방수시트와 아스팔트싱글을 붙여 마감하는 거죠
제가 아는 소재 중 열반사 시트는 복사열을 효과적으로 막아주는 최고의 가성비를 가진 자재입니다. 위에 싱글이 있어 지붕 안에 직접적인 복사열은 없겠지만 조금이나마 대류열과 복사열을 반사하여 목구조 환기구멍으로 열을 내보내게 되는거죠. (목구조 집에서 하는 웜루프와 비슷한 방법인듯 합니다.)
열이 빠지기 위한 환기공간 폭도 4cm 이상 폭으로 만들고 지붕 최상단에 환기구를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이중구조 지붕때문에 얼음으로 인한 하자 가능성도 줄어들고 사계절 다락층을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을거라 보여집니다.
최초 천장 공사를 요구했을때 반장님과 작업자들은 다 어리둥절해 하셨네요. 그분들은 아스팔트 싱글 지붕은 저렴한 지붕재이고 싱글로 저렇게 디테일하게 시공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미리 준비해둔 사진들을 보내드리며 자세히 설명을 한 후 요청한대로 시공하겠다고 하십니다.
다음은 코너부위를 최소화했다는 점입니다.
코너부위는 단열하자가 발생하기 쉽고 작업난이도가 있어 비용도 올라갑니다. 지붕과 함께 저희집은 자연스레 모던한 형태의 집으로 완성되어 집니다.
외벽의 경우 가등급 120T의 비드법2종(네오폴) 단열재로 일관되게 마무리 하였고요, 천장은 열손실이 더 많기에 180T 두께로 동질의 단열재를 이용했습니다.(최초엔 XPS와 수성연질폼으로 하려했지만 비용적인 문제가 있어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모자란감이 있지만 외부 점토벽돌도 약간의 단열효과가 있다니 여기까지만 하기로 합니다.
저희는 비용적 한계에 민감했기에 구조가 단순하고 통일된 하나의 단열재만 사용해 비용이나 공정상 이익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거실과 방, 그리고 창문의 배치에 대해 고민해 보았지요.
저희집의 경우 실상 남쪽이나 북쪽이나 경관상 딱히 다를바가 없습니다. 하지만 주 평면도 상 남쪽과 동쪽에 거실과 방을 배치하고 최대한 북쪽 창을 적게 달았습니다. (위에 평면도와 같이 공간의 한계로 완벽하진 않습니다만... ^^;)
3가지 모두 어떻게 보면 기본적인 내용이지만, 비용과 디자인을 함께 생각하니 오랜시간 고민했던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건축에 대한 문외한이었기에 시행착오도 많았구요.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저희가 가진 비용과 시간의 한계 속에서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만한 구조물을 짜임새있게 지으려면 2억 원이란 금액은 빠듯한 금액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