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택 시공은 어떻게 하지?
대략적인 주택 컨셉을 잡고나면 그 다음으로 할일은 설계업체와 시공방법을 선정하는 일일것입니다.
보통은 설계업체를 만나 설계도 안을 만들고 해당 설계대로 견적을 의뢰받는 과정일텐데 우리의 경우는 대략적인 컨셉과 자재들을 토대로 어느정도 가격이 나오는지 시공사에 먼저 견적을 받아보았습니다.
(원래 설계 이후 시공사를 찾는게 정상적이겠지만, 단독주택의 경우는 가격비중 때문인지 시공사를 먼저 접촉하는 경우가 더 많은듯 합니다.)
최초부터 빠듯한 예산으로 진행한 부분이었기에 설계비보다 더 큰 비율을 차지하는 시공사 견적을 먼저 알아본 것이지요. 단순히 알아보는 견적문의 지만 시공비 예상금액을 듣고 마음이 무거워 지는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저희가 원한 자재로 건설업체에 요청하면 예산보다 5천만원 이상 초과되는데, 건축 규모를 줄여 예산안에서 업체에 맡기느냐 아니면 직접 시공에 도전해보느냐는 저희에게 매우 어려운 결정사항이었습니다.
이 포스트에서는 그러한 과정 중 시공방법에 대한 이야기로 시공업체를 통한 공사와 직영공사의 차이점에 대해 생각했던 부분을 정리해봅니다.
시공방법에 대해 두 가지로 나눠보자면, 시공사와 계약하여 공사하는방법(이하 계약공사)과 내가 공사전체와 공정을 관리하는 직영공사 방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시공사를 선정하여 공사 전체를 위임하는 계약공사의 특징입니다.
우선 계약을통해 시공사는 공사자체의 책임을 가지고 있기에 건축주인 저희가 상대적으로 많은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죠. 단지 믿음직한 시공사를 선정하는것이 중요할뿐 그 외는 돈만 내어주면 큰 문제없이 끝납니다. 물론 철저한 계약과 현장방문을 통한 먹거리 제공과 큰 공정에서 진행상황을 살펴보는건 필수 옵션이겠지만 말이죠.
계약공사의 장점은 직영에비해 상대적으로 건축주가 편하다는 것입니다. 내가 잘 모르고 서툴더라도 때가되면 어련히 알아서 집이 완성되니까요. 또 문제 발생 시 일정기간동안 책임을 진 시공사에서 결함과 같은 문제를 처리해주니 든든하기도 합니다.
반면 단점도 있습니다. 공사 외 책임을 가져가는 부분으로 공사비가 직영공사에 비해 높은편이니까요. 쉽게말해 시공사도 벌이가 있어야하니 그만큼 건축주는 시공사의 수익을 감당해야하는 것입니다.
또 계약공사는 자재나 공법들에 제약이 있을 수 있지요. 어느 시공사나 자신있는 공법이 있고 선호하는 자재가 있습니다. 그에따라 건축주는 최초 생각하는 생각의 상당부분을 수정해야할지 모릅니다.
예를들어 천만원 짜리 창호를 천 이백만원짜리로 바꿔달라 말하면 이백만원의 차액만 추가요구 하는게 아니라 400-500만원의 추가금액을 요구합니다. 실제로 창호업체에서 전부 설치까지 하므로 하등 손해볼게 없을텐데 결국은 업체의 시공편의나 거래처유지 등의 이유로 건축주의 선택이 제한받게됩니다.(제 생각에 자재 변경에 있어 솔직히 추가된 자재값만 요청하는 시공사는 이미 양심적인 시공사입니다.)
이러한 부분은 건축주가 시공사에게 얕보였을때 더 두드러지며 가격덤터기와 함께 자재와 공정 변경은 일부 나쁜 시공사와 계약한 건축에서는 꽤나 빈번한 일로 알고있습니다.
어찌되었든 계약공사가 진행되었다면 건축주는 자재나 공정에 대해 자세히 알 필요가 없습니다. 물론 알면 도움은 되겠지만 그런걸 공부하는 것보다 최초에 좋은 시공사를 선정하는 방법부터 알아보는게 훨씬 낫겠지요.
시공사에서 말하는 평당가격보다 그 시공사가 얼마나 꼼꼼히 어떤 건물들을 지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수적일 겁니다. 공사중인 현장에 가보고 짓고난 건물에 누수나 균열등은 안생겼는지 문제가 생겼을때 시공사에서 적절한 처리를 해줬는지까지 파악하면 더 좋습니다.
시공사의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과거 행적들을 살펴보면 꼼꼼하게 일처리하고 자재를 안빼먹는 양심적인 시공사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덧 붙이자면 요즘 건축박람회나 샘플하우스 탐방을 가면 제법 크고 명망있는 시공 업체들이 많이 보입니다.
최근 몇년 간 시공기법도 많이 선진화, 모듈화 되어 가격도 거품이 많이 빠지고 더 믿을 수 있어 졌다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대량 발주와 시공 노하우 때문인지 오히려 직영공사보다 저렴하게 견적이 나오기도 하니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단점도 있겠지만 분명 작은 로컬업체에 덤터기 쓰는 일이 많이 줄어들테니 단독주택을 짓는 분들에겐 좋은소식인 셈이지요.
이제는 반대로 직영공사에 대해 설명 할게요.
직영공사는 건축주가 시공사를 통하지 않고 세부공정별 도급과 인력과 자재를 자체적으로 조달하고 시공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죠.
이는 계약공사의 반대개념으로 쉽게 생각하면 위에서 말한 계약공사의 장단점이 바뀌는걸로 이해하면 됩니다.
시공사의 수익이 빠지니 공사비가 저렴하고 공정과 자재선택 제한이 적어 내가 원하는 컨셉과 공정들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반면 모든 작업과 공정에 책임이 건축주에게 있으므로 a부터 z까지 공부할게 많고 현장관리와 도급계약, 자재와 인력수급까지 복잡하고 어려운 길을 가야하죠.
평범한 개인이 단순히 공사비를 아끼기 위해 직영공사를 시도하는건 절대 불가능하고 각 공정별 특성과 공사기간을 조율할 수 있어야하고 자재와 인력 수급에 대한 분명한 계획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최악의 경우 공사가 중단되고 이후 과정을 진행해줄 시공사마저도 찾지 못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직영공사는 자신만 있어서 달려들면 안되고 확신까지 있어야 직영공사가 가능합니다.
이제부터는 제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저희처럼 빠듯한 예산을 가진 건축주가 직영공사를 무리없이 할 수 있다면 계약공사보다 무조건 낫다고 보았습니다. 직영공사는 단지 그렇게 하기가 어렵고 할 수 없어서 일반인들이 선택할 수 없는 것이지 선택할만한 요건이 되고 확신이 있다면 당연 더 나은 선택이 되리라 봅니다.
저희 역시 이 부분에 대해 고민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실제로 2억이라는 적은 예산 안에서 다락까지 60평가량의 철근콘크리트 건축물을 완성도있게 건축해줄 시공사를 찾는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였으니까요. 아마 60평에 2억원은 직영공사로 해도 빠듯한 금액이 맞을겁니다.
하지만 정말 다행스럽게 지인께서 직영공사를 할 수 있도록 현장소장 역할로 선뜻 나서주셨어요. 직장생활을 하는 저 대신 공정 관리와 일정관리는 물론 자재수급까지 전부 관리해줄 수 있는 분입니다. 더구나 공사경험이 많은 믿을만한 분이기까지 해서 우리집은 의외로 쉽게 시공사 선정 문제가 풀린 셈이지요. (실제 저희집 공사는 직영이라는 이름 아래 시공사가 있는것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건축에 문외한인 일반인에게 직영공사는 먼나라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찾아보면 저희처럼 대리인을 통해 그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아니면 일정기간을 계약한 고용 관계로 되겠지요.)
직접 못하니 믿을만한 대리인이 공정을 관리하고 자재와 인력수급을 대신해주는 것으로요. 이 경우 직영공사를 할 수 없는 이유가 사라지니 당연히 직영공사가 낫다고 생각합니다.(사후 as문제를 제외하면 건축업체와 비슷한 방향일 것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시공사에 대한 고민도 끝이 났네요. 공사에 있어선 지인이 주를 담당하겠지만, 직영건축을 하는 건축주로써 부끄럽지 않을만한 지식과 개념을 탑재하도록 더 공부해야 하겠습니다.
추후 계속되는 포스팅은 준공되는 그날까지 직영공사를 하는 건축주 입장에서 시계열 순으로 작성됩니다.
끝으로 월간지 '전원속에 내집'에 직영공사를 위한 지침서라는 좋은 글이 있어 링크를 남겨봅니다.
http://navercast.naver.com/magazine_contents.nhn?rid=1433&contents_id=801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