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투율맘 Feb 15. 2022

욕구의 적정선

아이와 추억 쌓기

나의 욕구와 아아의 욕구는 다르다.

아이가 하나였을 때는 다양한 체험을 해준다고 예민한 아이를 배려해주지도 않은 채 엄마의 욕심에 여러 경험을 접하게 했다.  애가 둘이 되고 체력이 따라주지 않으니 집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이제는 아이가 원하지 않는 것을 억지로 하지 않겠다고 다짐해본다. 그러면서도 한쪽에서는 내가 너무 집에만 있고 경험이 부족한 아이들로 키우는 것은 아닌가 조바심을 느낄 때도 많다. 특히 SNS를 보게 되면 더 그렇게 느껴진다.

다른 엄마들이 과하다고 느끼기보다는 나의 게으름을 자책하고 지인들이 대단하다고 느낄 때가 많다. 엄마의 성향이나 아이의 성향에 따라 편한 육아 방식이 있고 서로 자기에게 맞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워킹맘이 되고 코로나가 잠잠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핑계로  집에 있게 된다. 텔레비전은 없앴지만 우리 집에는 모바일과 탭이 있다. 대부분의 시간을 영상을 보며 보내는  같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3 터울인 아이들은 제법 둘이 알아서  놀아준다.  역할극 놀이도 하고 그림 그리기, 그림 오리기, 그리고 오빠가 이야기를 지어내서 얘기해주면 '깔깔깔' 웃음소리만 들어도 피로가 풀리는  같다.

 최근에 둘째인 딸이 토끼한테 당근을 주고 싶다고 며칠 동안 노래를 불렀다.  '그래  정도는 들어줘야지. 집에서 거리가 멀지도 않고  평일 오후에 딸만 데리고 가면 되겠다' 싶어 동물 카페에 다녀왔다.

주차를 하자마자 전에 왔던 기억이 떠올랐는지 " 왔을  아빠랑 오빠랑 왔던 곳이야."라고 말해준다.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개가 짖는 소리가 들려 놀란다.

실내에 들어가서 입장료를 지불하고 아메리카노 한잔을 주문했다. 코시국이라 그런지 한산했다.  딸의 목표는 오직 토끼 당근 주기! 다른 구경을 애초에  생각도 없어 보였다. 실내는 조금 어두워서 그랬는지 다른 사람이 있어서 그런지 무섭다고 나가자고만 한다. 종이컵에 당근을 받고 실외로 나갔다. " 이제 토끼한테 당근 줘보자." 딸에게 토끼한테 먹이주기를 권했다. 딸이 겁이 났는지 당근을 토끼 집안으로 던져서 준다.(하하하)

아들도 어릴  그랬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동물을 보는 것은 좋아하지만 가까이 오면 무서워하는 아이들! 이럴 때는 닮았다. 시간이 지나서 용기가 났는지 직접 입에 갖다  주기도 한다. 강아지와 미니돼지는 이름이 있었지만 토끼와 기니피그는 이름이 적혀있지 않았다.

"서율아 우리 토끼 이름 지어주자. 깡총이 어때?"

'깡총이'는 우리 딸아이의 태명이다.  아이의 장난기가 발동했다.

"깡총이, 깡총이, 멍멍이."

"엥?? 멍멍이?? 이 토끼 2마리는 이름이 같아?"

까르르 깔깔 웃는다. 참 사소한 일에 잘 울고 잘 웃는 아이다.

"그럼 여기 큰 토끼는?"

"김형선, 김형선."

이번엔 엄마 이름을 갖다 댄다. 마지막으로 기니피그 이름을 지어줄 차례다.

"얘는 좌서율, 얘는 좌서율."

무슨 이름을 이렇게 짓나 싶다고도 그냥 웃어넘긴다.

작고 귀여운 기니피그를 가장 좋아하는 것 같았다. 아이가 되고 싶어 하는 딸은 조그맣고 귀여운 것을 참 좋아한다. 조금 적응이 된 것 같아서 안에도 들어가 보자고 권했지만 싫다고 한다.

'그래 네가 좋으면 됐다. 그걸로 됐다!'


내가 동물 카페에 왔으니  '여기 있는 것들은  보고 가야 '라고 마음을 먹었다면 아이도 엄마인 나도  즐거운 시간이 아니었을 것이다.  항상 첫째 위주의 놀이와 모임이 많다. 둘째에게 갖던 미안함을 조금 내려놓을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다. 종종 단둘이 데이트 시간을 가져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나는 집이 좋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