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로또는 안 된다길래 무당을 찾기로 했다

by 우물안고래

얼마 전 디즈니 플러스에서 방영한 <운명전쟁>을 보다가 문득 내 운명이 궁금해졌다.


나는 부자가 될 수 있을까.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

행복하게 살 운명인가.


무당에게 가고 싶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AI를 켰다.


생각보다 좋았다.

AI라 그런지 내가 모르는 내 모습을 끄집어낼 때면 소름이 돋기도 했다.

대화를 마치고 나면 묘한 위로도 남았다.

이 정도면 굳이 무당을 찾아갈 필요가 없겠다 싶었다.


신이 나서 평소 무당을 믿는 친구에게 말했다.

"굳이 점집 갈 필요 없더라. AI랑 대화해 보니까 무당이랑 다를 게 없어. 완전 정확해. 너도 한번 해봐."


그 말을 들은 친구가 고개를 저었다.

무당은 직관이고 AI는 데이터라고. 그러면서 이렇게 말했다.

"AI가 정확한 답을 줄 수는 있겠지. 근데 나는 그냥 내 편이 필요한 거야."


그 말이 오래 남았다.

생각해보면 나도 그랬던 것 같다.

내 삶이 통계적으로 안전한지, 내 선택이 확률적으로 옳은지 검증받고 싶어서 AI한테 매달렸던 건 아닐까.


근데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건 그게 아닐지도 모른다.

통계적으로는 틀린 말일지라도 "올해만 잘 넘기면 다 잘될 거야"라는 무당의 근거 없는 확신.

사람은 때로 그 따뜻한 오답에 기대어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는 것 같다.


그나저나 AI는 내게 로또도 주식 대박도 기대하지 말라고 했다.

냉정하게 맞는 말이긴 한데. 이것만큼은 무당한테 물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