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도무지 정말 너무 오랜만에 글을 쓴다.
어제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끈기가 부족한 이유는
남의 시선을 신경쓰기 때문이라고.
몇년동안 고민하던 유투브 채널을 개설해놓고는
영상 두세개쯤 올리고 갑자기 흥미를 잃은 것도,
책을 쓰고 싶어 브런치 작가가 되고서도 드문 드문 쓰다가 마침내 어플 알림까지 꺼버린 것도,
심지어는 인스타툰을 그리고 싶어 부계정을 개설해 놓고 애플 펜슬이 어딨는지 찾지조차 않은 것도.
누군가 그 영상을 볼 불특정한 사람이 내 영상이 흥미 없어 3초만에 닫아버릴까봐, 내 글을 읽는 누군가가 '글 드럽게 못 쓰네'하고 콧방귀 뀌며 창을 닫아버릴까봐, 나의 소소하고도 소중한 일상 이야기가 만화를 읽는 누군가에게 아무것도 아니게 되어버릴까봐. 그런 등등의 이유들로 나는 쉽게 포기해왔다.
능동적으로 자발적으로 포기했다.
이럴 땐 자기객관화를 저 뒤편으로 처박아두는 것이 좋겠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가진 친구들을 보며 항상 부러워했다.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된 게 아니라, 좋아하는 일이 있는게 부러웠다. 난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몰랐거든.
이젠 조금 알 것 같다.
난 좋아하는 걸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나보다. 그래서 그걸 직업으로도 가질만큼 능력있는 사람. 그런데 객관적으로 그런 능력이 안되니까 나는 좋아하기를 포기했다. 그래서 난 좋아하지 않는 일을 꾸역꾸역 직업으로 삼고 살아가는 지루한 인간이 되었다.
한동안은 남 생각은 안하고 오로지 내 기분과 내 의지만 생각하면서, 나랑 데이트하듯이 날 좀 놀아줘야겠다. 몇달, 아니 어쩌면 며칠 후에 창피해 죽을 만한 결과물들을 하나씩 지워간다고 하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