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생존체육>

저출산만큼 심각한 저체육문제

by 현장감수성
덮어 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저출산과 저체육

8.90년대 학교에서 흔하게(?) 볼 수 있던 산아제한 포스터다. 삼천리는 초만원이라며 셋째부터는 의료보험 혜택도 폐지시켰던 (흑)역사를 볼 수 있다. 30년이 지난 지금, 정반대 상황을 볼 수 있다. 셋째 자녀에게 교육, 의료, 주거, 복지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20년 가까이 수십조의 예산을 쓰고 수많은 홍보와 캠페인을 벌이며, 우리는 지금도 저출산 문제와 씨름하고 있다. 8,90년대 학교에서 흔하게 듣던 이야기 중 하나가 바로 ‘운동’에 관한 것이다. 운동은 공부머리가 부족한 아이들이 하는 것, 공부하다 힘들 때 머리 식히려 하는 것, 국가대표 될 자신이 없으면 전공으로 삼지 않아야 하는 것. 덕분에 언제부턴가 고등학교 진학할 때 체력장은 사라지고, 고3이 될수록 실제 체육 수업 시간은 주당 1시간 수준으로 급격히 줄어든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려는 정책이나 예산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래도 괜찮을까?


신체활동이 가장 적은 10대라니

대한민국이 가진 많은 기록 중 널리 알려지지 않은 기록이 하나 있다. 70대보다 10대가 신체활동 시간이 적은 OECD 중에서 유일한 나라라는 사실. 2019년 WHO에서 146개국 11-17세 학생의 신체활동량 조사 결과에서도 대한민국 학생의 운동부족(하루에 1시간도 운동을 하지 않는 경우) 비율은 무려 92.4%에 달했다. 코로나 시기 급격히 줄어든 운동 시간은 코로나가 끝났음에도 전혀 회복이 안 되고 있다. 급기야 지난 2월 EBS에서는 <생존체육>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방영하기에 이르렀다. 보는 내내 제목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체육은 한 개인의 생존뿐만 아니라 사회와 국가의 생존에도 영향을 준다는 뜻으로 <생존체육>이라고 제목을 지은게 아닐지.

2009년에 나와 지금까지 계속 사람들의 입에서 오르내리는 ‘운동화 신은 뇌’라는 책은 신체활동이 뇌발달에 얼마나 많은 도움을 주는지 말해준다. 운동을 하면 도파민, 엔도르핀, 세로토닌과 같은 신경전달 물질이 나와 기분 전환, 스트레스와 불안감 감소 등의 작용이 일어난다. 거기에 더불어 새로운 뇌세포를 더 많이 만들어 낸다. <생존체육>을 보면 세계챔피언 자리에 오른 소아과 의사, 피트니스 대회에 참가한 할아버지 이야기로 시작해 고등학교에서 ‘진실의 방’ 헬스부(남고생들의 근육자랑을 마음껏 볼 수 있다.)를 운영하고 있는 체육교사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뒤이어 서울위례초등학교로 장소를 옮긴 카메라는 초등학교 체육수업 속 신체활동(이동-비이동-조작)을 보여준다.


그래도 괜찮을까 정말로?

그다음으로 등장하시는 분은 무려 전길남 박사님. 대한민국 인터넷의 아버지라 불리는 분이다. (1982년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터넷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 지금 이 글을 온라인에 접속 가능한 모든 이가 볼 수 있는 것도 이 분 덕이다.) 현재 83세로 KAIST명예교수이신 이 분은 공부와 운동 둘 다 해야 한다고 단언한다. (실제 본인도 과학자로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고, 등반가로 체육훈장 기린장을 받으셨음.) 하지만 운동보다 쉽고 편하고 재밌는 게 너무나도 너무나도 많아져버렸다. 정작 우리의 뇌는 25000년 전 호모사피엔스와 같은데,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은 25000년 전과 25000배 이상 달라졌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하루, 그것도 30분 이하로 운동한다는 10대가 무려 45%에 달하는 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그런데 정말, 그래도 괜찮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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