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

5극 3특이 해법이 되기 위해선

by 현장감수성

커지는 빈부격차가 교육실패의 주범이다.

5년 전[Black lives matter]를 외치던 미국사회는 코로나가 끝난 뒤, 이제는 인종차별과 이민자차별 문제로 들끓고 있다. 그런데 그 안에서 또 다른 차별이 존재하고, 대부분 모른 척하고 있다. 바로 흑인이 아시아인들을 차별하는 문제다. 사실, 미국의 인종차별 문제는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님은 모두가 안다. 그래서 미국 정부는 '교육'을 통해 이를 극복하려고 50년 이상 노력했다. 그리고 그 교육은 완벽하게 실패했다. 이 실패는 누구 탓일까? 교사들이 잘못 가르친 탓일까? 학생들이 교육을 잘못 받아서 그럴까? 정부가 교육 정책과 방향을 엉뚱하게 잡은 걸까? 모두 아니다. 정답은 빈부격차가 갈수록 커지기 때문이다.


환경이 바뀌면 생각도 바뀐다.

50년 전 미국 학교에서는 다양한 인종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아시아인, 백인, 히스패닉, 흑인 등등 여러 사람들이 함께 학교생활을 했다. 어른은 편견과 선입견이 크지만 대부분 아이들은 편견과 선입견이 매우 작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함께 지낸 친구라는 인식이 피부색보다 우선할 수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가 지역사회를 바꾸기 시작하면서 학교는 따라 변하기 시작한다. 돈이 많은 사람은 도시 외곽 멋진 저택을 짓고 살기 시작한다.

하나 둘 그런 사람들이 늘어나 결국 그 지역에 학교가 생긴다. 그 학교는 돈 많은 백인들만 주로 다닌다. 이 아이들은 여느 아이들과 다르지 않다. 편견도 선입견도 처음에는 없다. 그런데 딱 하나 주변 인물들이 바뀐 것이다. 바뀐 환경은 편견과 선입견을 아이들 머릿속에 스며들게 한다. 이게 지금 미국 교육의 현실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현실의 한 단면이다. 그렇다면 지금 대한민국 학교는 어떨까?


한국도 미국과 다르지 않다.

군이나 읍이 아닌 도시를 보자. 재개발, 혁신도시 등등 여러 이름으로 거대한 아파트 단지를 마구 늘려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새로 짓는 아파트들은 대부분 값이 비싸다. 미국에 사는 백인들처럼 자산이 많거나 소득이 높은 사람들끼리 아파트에서 모여 사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아파트 옆에 학교가 들어선다. 그 학교에는 새로 지은 아파트 단지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그 아이들과 더 싼 집에 살면서 같은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선이 생긴다. 존엄한 인간의 가치를 집값이나 차값으로 '측정'하는 것이다. 아직 어린아이들도 자기도 모르게 마치 그게 원래부터 당연했던 것처럼.(제라늄 화분과 장밋빛 벽돌집을 떠올리지 못해 10만 프랑짜리 집이라 하면 곧바로 알아듣는다는 어린 왕자와 화가의 대화를 기억하자.)


사람이 먼저다.

김누리 교수는 4가지 차원에서 민주주의를 이야기한다. 정치 민주주의, 경제 민주주의, 문화 민주주의, 사회 민주주의. 이제 우리가 경제 민주주의를 외쳐야 하는 시대가 이미 우리 곁을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도 모르게 어린아이들은 편견과 선입견에 젖어들고 있다. 우리 사회도 어느 순간 '돈'으로 혹은 '성적'으로 인간을 측정하고 평가하기 시작할 것이다. 이런 사회에서 승자는 오만해지고 패자는 좌절과 자기 경멸에 빠진다.

이런 나라가 일본, 중국, 러시아, 미국 사이에서 버틸 수 있을까? 바꿔야 한다. 경제 정책을 바꾸고 교육 의제를 바꿔야 한다. 대한민국이 올바르게 나아갈 길은 우리 모두가 이미 알고 있다. 다만 실행하기에 모두가 주저하고 있을 뿐이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주저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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