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이 내 인생의 봄

누군가의 봄을 꺼내며, 나의 봄을 만나다

by 박현숙



오늘은 어르신들과

‘봄날은 간다’를 불렀다

노래가 시작되자

누군가는 눈을 감고
누군가는 기억을 더듬듯
조용히 입술을 움직였다

한 곡의 노래가
시간을 데려왔다


이어서 켈리그라피를 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한 글자씩 써 내려가는 손끝

그 안에는
각자의 봄이 담겨 있었다


젊은 날의 설렘과
지나온 시간의 무게와
지금 이 순간의 숨결까지

나는 그 곁에 앉아
누군가의 봄을 꺼내는

일을 하면서 문득 생각했다


내 봄은
어디쯤 와 있을까?

작아지고 있는 건
시간이 아니라
내 마음이었을지도 모른다



‘봄날은 간다’를 부르면서
나는 지나간 봄을 떠올렸고
어르신들은
지금의 봄을 살고 있었다


조금은 떨리는 손으로
조금은 서툰 글씨로
지금을 남기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알게 되었다


봄은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머무는 것이라는 걸

나는 오늘도
누군가와 노래를 부르고
누군가와 같은 시간을 쓰고 있다


그래서

오늘을 적는다

지금 이 순간이
나의 봄날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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