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삶의 기록은 조금 늦어졌어요

지속적 걷기는 쉬어가야 할 수 있는 일이다.

by 박현숙

나의 일상인 삶의 기록을

시작하려고 마음먹은 것은

꽤 오래전의 일입니다.

지속적 걷기가 나의

프폴로그였답니다.


분명히 일상생활의 현장에서는

지속적으로 걸었답니다.

하지만 나의 기록은

나의 현장을 담지 못했답니다.



느린 삶을 이야기하고

싶지만 정작 나의 하루는

느리기보다 바쁨에

가까웠습니다.

그래서 기록은 늘

뒤로 미뤄졌습니다.


“나중에 써야지.”

“조금 여유가 생기면 서야지”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시간은 더 빨리 흘러갔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완벽하게 여유로운 날이

와야만 기록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아니 너무 늦어 생각이

잘 떠오르거나

정리가 안 되는 나이에

이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 바쁜 하루 속에서도

잠시 멈추어

마음을 바라볼 수 있다면

그것도 느린 삶의 한 장면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조금 늦어도 괜찮습니다.

조금 천천히 써도 괜찮습니다.

대신 하루를 조금 더

풍부하게 살아보고

그 속에서 만난 사람들과 이야기,

그리고 마음에 남은 순간들을

이곳에 기록해 보려고 합니다.


이 글이 누군가에게도

잠시 숨을 고르는 작은 쉼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부터 저의 느린 삶의

기록을 시작합니다.


그동안 기록의 쉼은

지속적 걷기를 위한

커다란 쉼표로

생각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