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편
S는 아이들에 대한 폭언과 폭행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는 만큼, 신고한 것만큼은 J에게 사과할 수 없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J의 폭언 및 통제는 점점 심해졌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J는 S의 차를 빼앗거나, 와이파이를 차단하는 등의 행동을 하거나, 자신에게 사과할 것을 강요하였습니다. 사과하지 않은 아이는 철저하게 무시하며 지원을 끊겠다, 앞으로 네가 어떤 일을 하든 이번 일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게 하겠다는 등의 협박도 하였습니다. 사과하지 않은 아이에 대한 차별도 노골적으로 하였습니다.
두 아이 모두 아버지에 대한 공포심을 갖게 되자, S는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나왔습니다. 아이들의 학교와 가까운 곳에 임시 숙소를 얻어 자신과 함께 셋이서 지내기로 하였습니다. 아이들은 아빠로부터 멀어졌다는 것만으로 행복해했습니다. 물론 J는 S에게 지속적으로 연락하여 S가 아이들과 자신을 멀어지게 하고 있다며 비난했습니다.
S는 이혼을 결심했습니다. 분노에는 더 큰 분노가 필요할 때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S는 변호사를 찾아, 이혼 및 접근금지, 양육비 등의 사전처분을 신청하기로 하였습니다.
과거에도 자신이 폭언을 하면 며칠씩 시가에서 묵고 오던 S였기에 J는 시간이 지나면 S가 돌아올 것으로 생각하였나 봅니다. S의 침묵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J는 소장과 사전처분신청서를 받고, 당황하였습니다.
S에게 반복적으로 연락을 취해보았지만, S는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J는 아이들의 학원에 찾아가 아이들에게 다가갔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마음도 쉽게 열리지 않았습니다. J는 자신이 외면하던 아이에게도 선물공세를 퍼부으며 사과하였습니다. 하지만 S는 이혼을 그만 둘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습니다.
아이들은 자신에게 처음으로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J에게 마음이 풀렸는지, 가끔 S에게 “아빠 잘 지낼까?”하고 물어왔습니다. S는 아이들에게, 아빠를 용서하고 싶은지를 물었습니다. 아이들은 보고 싶기도 하고, 아빠가 잘못한 것은 맞지만, 한 번의 기회는 더 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S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사람이란 그렇게 쉽게 변하는 것이 아니기에, 언제든 자신과 아이들에게 폭력적으로 돌변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아빠와 함께 살기를 원한다면 그 부분도 마냥 무시하기는 어려웠습니다.
S는 변호사에게 상황을 논의하였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이혼 의지가 계속 확고하신 걸까요?”
“저도 고민이에요. 저도 사실 남편이 폭력적인 모습만 보이지 않았으면, 이혼할 생각까지는 없었거든요. 지금은 아이들도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하고...”
“남편 분 의사는 어떠세요?”
“자신이 잘못했다고 하죠. 한 번만 돌아와 달라고.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하지만 그 말을 마냥 믿기는 또 그래요. 고민이 되네요.”
“일단 방향은 두 가지입니다. 소송이 진행된 이상 마냥 미룰 수는 없거든요. 일단 취하를 하고 남편 분을 좀 지켜보시는 방법입니다. 판결까지 받고 이혼신고는 하지 않으신 상태에서 사실혼관계를 유지하시는 방법도 있구요.”
“그런데, 남편이 또 폭력적으로 굴면 어떻게 하죠?”
“그럼, 일단은 이혼 소장에 쓰여진 내용을 인정하며, 만일 재발 시에는 소장에 쓰여진 내용을 이행하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하여 공증 받으시고, 그후에 소를 취하하시죠. 정말 재발한다면 협의이혼이든 소송이든 진행하심과 동시에 약정금 소송 등을 진행하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S는 변호사의 조언을 듣고, J와 함께 각서를 작성하여 공증받았습니다. 그 이후 소를 취하하고 가정으로 돌아갔습니다. S가 가정으로 돌아간 지 꽤 시일이 흘렀는데도, 아직까지 J의 폭력성이 재발했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고 있어 다행입니다. 이혼 소송은 고통스러운 과정이기도 하지만, 유책배우자가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며 마지막 기회이기도 합니다. 모쪼록 당사자들의 후회없는 선택이 있기만을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