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창고(요즘 마음의 속도)

요즘 내 마음은 예전보다 한참 느리다.

by 채화김영숙



요즘 내 마음은 예전보다 한참 느리다.
아침에 눈을 뜨면 해야 할 일보다
먼저 창밖을 바라보는 시간이 길어졌다.
예전에는 그 몇 초마저 아까워 서둘러 움직였는데,
이제는 잠깐의 여유가 하루를 다르게 만든다는 걸 안다.

빨리 가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믿던 시절이 있었다.
남들보다 앞서야 한다는 생각이 나를 늘 조급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그렇게 서두르며 살아온 시간들이
정말 내 마음을 행복하게 했던가 돌아보면,
조용히 고개가 숙여진다.

이제 나는 조금 늦게 가도 괜찮다.
길을 잃더라도 돌아가는 길엔
분명히 나만의 풍경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
익순이와 함께 걷는 느린 산책길이
예전에는 그냥 일상의 한 부분이었는데,
요즘은 그 시간이 하루 중 가장 평화로운 순간이 되었다.
익순이의 느릿한 발걸음이 내 마음의 속도를 닮아 있다.

누군가에게는 멈춘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내 안에서는 여전히 무언가 자라고 있다.
생각이 익어가고, 마음이 단단해지고,
예전엔 몰랐던 감사가 스며든다.
느리게 사는 건 뒤처지는 게 아니라
더 깊이 살아내는 방법이었다.

세상은 여전히 빠르다.
뉴스도, 시간도, 사람들의 말도 쉼 없이 흘러간다.
하지만 나는 이제 그 속도를 따라가지 않아도 괜찮다.
나에게 맞는 리듬으로,
내 안의 계절에 맞추어 살아가면 된다.

오늘도 나는 내 마음의 속도로 산다.
조급함 대신 평화를,
비교 대신 감사함을 품으며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내 삶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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