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창고 인생은 뺄셈이다

내려놓는 순간, 마음이 가벼워졌다

by 채화김영숙



요즘 나는 내 인생을 정리하고 있다.
정리라고 말하면 거창해 보이지만,
사실은 아주 단순한 일이다.


빼는 일.
인생은 결국 더하는 게 아니라
빼는 것이라는 걸
나는 이제야 배운다.


젊었을 땐 달랐다.
내 손에 쥐고 싶은 게 너무 많았다.
재산도, 사람도, 인정도.
좋은 인맥을 만들기 위해 애썼고
내가 더 돋보이기 위해 욕심도 냈다.


돌이켜보면
그 시절의 나는
‘진짜 나’가 아니라
‘남들이 좋아할 만한 나’를 만들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 어느 날
인생이 내게 가르쳐줬다.


내려놓는 법을.
원하지 않아도
내려놓아야 하는 순간이 찾아왔고


그 일을 통해 나는
비로소 ‘놓아야 사는 것’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
나는 10년 동안 해오던 모임이 있었다.
시간도, 마음도, 정성도 많이 쏟았던 모임이다.
처음엔 좋았다.


그 안에서 웃었고, 함께했고,
어쩌면 그 모임이 내 삶의 일부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모임이 나를 편안하게 해주는 곳이 아니라
나를 지치게 하는 곳이 되어버렸다.


그 사실을 인정하기가 힘들었다.
‘10년이나 했는데…’
‘내가 빠지면 이상해질까 봐…’
‘혹시 내가 나쁜 사람이 되는 건 아닐까…’
수많은 생각이 나를 붙잡았다.


그래서 내려놓기까지
마음이 정말 힘들었다.


결국 나는
내려놓기로 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내려놓고 나서야 알았다.


내려놓으니 이렇게 편한데.
나는 왜 그렇게 오래
붙잡고 있었을까.


나는 왜 그렇게 오래
스스로를 힘들게 했을까.
그 모임을 떠나고 나서
나는 마음이 가벼워졌다.


사람들에게서 멀어진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의 짐에서 벗어난 느낌이었다.


그리고 지금 나는
한 군데를 더 내려놓기로 마음먹었다.


아직 말로 다 꺼내지는 못하지만
분명한 건 있다.


나는 이제
내 인생을 더 이상
억지로 채우지 않기로 했다.


나에게 맞지 않는 관계,
나를 힘들게 하는 감정,
불필요한 욕심.
그런 것들을 하나씩 빼면서
내 삶을 다시 정리하려 한다.


나는 지금
내 인생의 뺄셈을 하고 있다.


예전엔 더 많이 가지면 행복할 줄 알았다.
더 많이 쌓으면 안전할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안다.
행복은 채워지는 게 아니라
비워질 때 들어오는 것이라는 걸.


그래서 나는 오늘도
조용히 하나씩 내려놓는다.
그리고 그 내려놓음 속에서


나는 처음으로
진짜 나를 만나고 있다.


내 인생에 뺄셈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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