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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필심 Jul 31. 2024

공감 구걸

스스로에게 잔인한 표현

내 고통을 누군가에게 ‘납득’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하는 게 괴로웠다.


겨우 괴로운 과정을 거쳐, 

나름의 설득력을 갖추었다 생각한 내 고통 이야기가

타인 입장에서 설득되지 않았을 때의 

허탈감과 실망감 때문.


누군가와 약속을 힘겹게 잡아서

누군가와 힘들게 대화할 기회를 얻어서


내가 갈고닦으며 준비했던

얘기들.


‘나 이렇게 힘들었다고’

‘나 정말 이 정도로 망가진 상태라고’

‘제발 내게 공감을 해달라고’

‘ “많이 힘들었겠다”라는 말을 내게 해달라고’


라며 공감을 구걸했던 지난 날들.


공감을 구걸했지만

나의 세계를 이해하지 못한 

수많은 타인들...


그때마다 

나의 존재가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나의 세상이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수많은 실패를 반복하면서도

그 실패 뒤에 다시 도전을 하였다.


어떻게 하면 더 설득력 있게 

타인에게 내 이야기를 전달할까.


어떻게 하면 내 목소리를 그들이 들어줄까.

어떻게 하면 그들이 날 껴안아줄 수 있을까.


마치,

새끼가 제 어미에게 젖을 달라 발악하며 울지만

어미는 제 새끼가 아닌 양

외면하는 꼴.


이런 과정을 겪고 나서야 알았다.


나의 ‘상처’를,

타인에게 설득하기 위한

‘논리’와 ‘이성’이라는 요소가 

필요하지 않다는 걸.


그럼에도 난 내 상처에 

논리와 이성을 결부시키고자 하였다.


그렇게 

‘공감 구걸’

을 하였다.


안 그래도 아픈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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