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흙의 무렵.
11월은 흙에 가까운 시간이다. 모든 게 떨어져 누우니 그렇다.
가톨릭은 11월을 위령성월로 정하고 죽음을 묵상하고 죽은 자를 위해 기도한다
서리가 내린 11월의 언 흙덩이를 주먹에 꼭 쥐고 걸은 적이 있다.
흙 속에 숨쉬는 '시간의 가역'에 대해 생각하며 길을 걸었을 것이다. 그리고 쓰게 된 시가 있다.
졸시, 흙을 쥐고 걸었다-가 그것이다.
"흙덩이에 삽날이 닿아 스적이는 소리에 등이 아팠다 당신인 듯 낯선 망자가 맞는 첫 새벽이 멀리서 뒤척였다"
-조정인, 「흙을 쥐고 걸었다」 중에서. 시집, 【사과 얼마예요(2019, 민음사)에 수록.
1104.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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