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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운 Apr 28. 2021

지금은 사라진 김포공항 국제선 아울렛과 롯데몰 유치

1958년 개항하여 43년간 대한민국의 국제 관문공항이었던 김포국제공항은 제1공항의 자리를 2001년에 인천국제공항이 완공되면서 넘기게 된다. 동북아 제1의 허브공항을 구현한다는 항공정책 방향에 따라 김포국제공항에서 운항하던 모든 국제선을 전면적으로 인천국제공항으로 이전한 것이다.


인천국제공항을 건설하게 되면 당연히 인천국제공항도 함께 운영하리라 생각했던 한국공항공사 직원들의 상실감은 매우 컸으리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그 당시 근무하던 직원들은 종종 김포 공항에서 국제선이 인천공항으로 이관된 그 날에 자식을 잃은 듯 황망하고 허무해하던 기억을 곱씹으며 인고의 시간을 겪었다고 얘기하곤 한다.


내가 2013년 항공정책과장으로 근무하던 때에 현재의 김포공항 국제선 여객터미널에는 김포공항 아울렛과 영화관이 들어서 있었다. 국제선 전체를 인천공항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현재의 김포공항 국제선 여객터미널은 국제선 제2여객터미널이었는데, 터미널 앞에 너른 주차장 공간을 이용할 수 있어 아울렛과 영화관은 매우  성업이었다. 또한, 터미널 2층에는 결혼식도 가능한 컨벤션 홀을 운영해서 주말에 결혼식으로 매우 붐비었다. 이 때에 이 컨벤션 홀에서 한국교통연구원이 간사가 되어 운영하던 항공정책포럼이 분기에 한 번씩 열려 나도 수차례 방문하였던 기억이 난다.


원래 국내선 여객터미널은 현재의 한국공항공사 본사 옆 항공 지원센터가 있는 곳이었으나, 김포공항에서 국제선 운항이 중단되자 당시 국제선 제1여객터미널로 이전하고, 국내선 여객터미널 자리 에는 이마트를 유치하여 아울렛과 더불어 많은 시민이 애용하였다.


김포공항의 국제선이 영종도로 떠나간 후 수익이 대폭 감소한 한국공항공사는 이렇게 공항시설을 이용한 수익사업을 통해 수지를 개선해 나갔다. 국제선이 떠나간 후 새로운 수익원으로 이마트와 아울렛을 유치하여 임대료 수익을 올리고 퇴근길에 들려 가깝게 이용할 수 있는 생활의 편의를 함께 누리면서도 이를 바라보는  공사 직원들의 심정은 편하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현재는 일본, 중국, 대만행 5개 국제노선(도쿄, 오사카, 베이징, 홍차오, 쑹산)이 부활되어 제한적으로 운행되고 있어 국제공항으로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근거리 대도시간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하여 한중일 삼각 비즈니스 셔틀노선(3국간 비즈니스를 위해  근거리 대도시를 왕복하는 노선) 안이 제시되어 2003년 11월 서울 김포-도쿄 하네다 노선을 시작으로 2007년 10월 상하이 홍차오  공항, 2008년 12월 오사카 간사이 공항, 2010년 3월 나고야 츄부 공항, 2011년 7월 베이징 공항으로 점진적으로 국제선 노선이 확대 개설되었던 것이다. 노선 회복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고 한다.   


5년 만에 부사장으로 임명되어 와 보니 10년의 계약기간이 만료되기도 하였고 국제선의 추가적인 부활을 희망하는 한국공항공사의 의지에 따라 많은 쇼핑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김포공항 아울렛과 이마트는 사라지고 터미널의 부분적인 리모델링 막바지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 대신 국제선 터미널 전면에 강서구의 새로운  쇼핑 명소로서 원형의 독특한 외관을 가진 김포공항 롯데몰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 롯데몰의 장래의 주인은 한국공항공사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한국공항공사의 직원과 롯데몰 건설과정과 관련된 사람 외에는 많지 않을 것 같다. 최근에 한국공항공사에 입사한 많은 직원도 이를 잘 모르는 것 같았다. 공사에 부임한 후 점심식사 때 부서별로 돌아가면서 김포공항 롯데몰 내 여러 식당을 순회하면서 소통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이곳 롯데몰이 10년 후인 2031년에는 한국공항공사에 기부채납 되어 공사의 수익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또한, 국제선 터미널과  연계하여 김포공항 지역의 중요한 랜드마크로 발전시켜 나갈   방안을 지금부터 고민해야 한다.”라고 직원들에게 얘기하곤 했다.


정부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한국공항공사에는 많은 부지가 정부로부터 현물로 출자되어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이 부지를 이용하여 민간투자 방식을 활용한 투자유치를 통하여 시설물을 건립하고 민자사업자가 그 수익을 정해진 기간 내에 회수하도록 한 후 소유권을 한국공항공사에 이전하도록 한 것이다.


한국공항공사는 롯데몰로 인하여 매년 일정액의 토지 사용료를 받아 수익을 올리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의 입장에서 보면 투자비를 들이지 않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인 것이다. 더욱이 김포공항 지역의 지리적 여건을 고려할 때 사업성도 있고 지역 발전과 주민편의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김포공항 인근에 대규모의 마곡지구가 개발되었고 김포공항에 공항철도, 서울지하철 5, 9호선, 김포 경전철 4개 전철  노선이 연결되어 있다. 또한, 공사 중에 있는 대곡소사선이 지나가게 되어 있어 김포공항의 가치는 더욱더 높아져서 추가적인  개발을 한다면 더 큰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제는 서울 시내에 얼마 남지 않은 대규모 오픈 스페이스임을 고려하여 시민의 휴식공간으로서 미관상으로도 뛰어날 뿐만 아니라 국제선을 이용하는 외국인들이 한국적인 것을 느끼고 즐길 수 있는 공간, 더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공간으로 신중하고 면밀한 논의를 하되 무엇보다도 공공성에 중점을 두어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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