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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갓혁 Feb 25. 2023

서울의 브루클린, 성수동과 로컬의 관계를 담다.

도시재생론 - 로컬에 관하여


성수동 빨간 벽돌이 많은 이유는 브루클린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한국판 정부 중심 저주택 단지에서 민간형 문화예술단지로 이전하는 과정까지 나만의 칼럼으로 담아 보았다.



2014년 영도철강 / 대림창고 일대창고와 공장 부지였던 곳.

    


2022년 대림창고를 매입 후 새롭게 재탄생한 한국형 브루클린 카페



2023년 성수동 일대


1. 성수동은 왜 힙할까?


과거 1970년대 영등포의 공장 단지를 연상케하는 매캐한 공업단지였던 성수동이 도시재생의 힘을 입어 새로운 문화 예술 단지로 재조성되었다. 홍대와 이태원, 명동 다음으로 버금가는 이 지역에 대한 젊은 수요는 점차 상승하고 있다. 공장단지가 문화 단지로 바뀐다. 도시재생이란 말이 없었던 지난 20년 동안 정부의 추측은 예상과 다르게 빗나갔다. 그저 젊은 유동인구가 들락거리는 작은 골목일 뿐이고, 빨간 저주택 단지는 곧 뉴타운이나 재개발로 인해 새로운 주거 단지로 재편성될 것이라는 그들의 추측이었다. 현대에 들어 이 성수동을 여러 도시기획자와 행정가들이 일컫는다. <한국의 브루클린이다.> 그리고, <지난 정부의 무분별한 정부 중심 도시 개발의 반성의 시작점>이라고 한다.


<한국의 브루클린, 성수동>


뉴욕시 브루클린 소개도


1890년 뉴욕시 브루클린


2022년 뉴욕시 브루클린


말 한번 거창하다. 그렇다면 브루클린이란 곳은 어떤 곳일까? 1890년대 뉴욕의 군수산업과 항만 거점의 중심지였다. 딱히 주거지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고 할렘가라는 인식이 강했다. 때는 2차 세계대전이 터지기 전이었다. 무려 국제적인 세계 대공황이 금융 위기로 스믈스믈 올라오자 항만시설과 군수산업에 대한 정부의 막대한 지원이 지속되었다. 즉, 미국은 전례 없던 전쟁의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이 브루클린 발전에 힘을 썼다. 다만 이 지역에 있던 주민들은 각종 화학적 공해 피해와 소음 피해로 인해 이 지역을 떠나기 시작했다. 결국 이 유령도시는 이 산업을 지키려는 노동자들뿐이었다.


그렇게 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쓸모 없어진 이 산업단지들을 재정비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히피 세대(1950,60년대 최초의 힙스터라 불린다.)가 이 지역을 젊음과 낭만의 공간으로 자리 잡길 간절히 바랐다. 그리고 히피 세대는 전쟁 직후 새로운 규칙과 규율, 엄격한 합리성 강조에 반대한 최초의 반정부 중심 세대였다. 이로써 탄생한 것이 힙스터였다. 그들은 정부 중심 고도화 재도시화 정책에 반대하고자 브루클린에 자신만의 거점 지대를 마련하고 그들만의 서브 문화를 꾸리기 시작했다. 평화와 자유를 갈망하는 그들에게 브루클린은 또 하나의 새로운 개척지였다. 마치 서부영화를 보면 골드러시를 위해 말을 타는 근세기 미국 청년들처럼 말이다.


그렇게 히피들의 예술혼과 반정부주의 사상에 기반하여 만들어진 곳이 현 브루클린이었다.


마치 성수동은 브루클린과 비슷한 관계를 가졌다.


애초의 성수동 발전 과정을 보면 다음과 같았다.


1. 1960, 70년대 공업단지로 활성화되었음.           

2. 추후 거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다른 곳으로 이주함.           

3. 뚝섬을 매립하고 뉴타운 재개발에 앞장섰던 정권            

4. 정부 중심 개발과 도시재생의 갈등           

5. 풀뿌리민주주의 실현           

6. 홍대와 이태원 예술인들의 대거 유입 (저렴한 임대료를 찾아 이동)           

7. 성수동 일대를 새로운 문화 예술 메카 단지로 재조성

        

즉, 정부가 그렇게 선진국에 앞당기기 위한 도시계획이 물거품 될 때였다. 풀뿌리 민주주의란 말은 <지자체의 출현>을 의미한다. 흔히 행정학가들은 김대중 정부(2000년대 초)부터 계속 강조했던 도시재생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우리는 흔히 <로컬>이라 알고 있는 그 개념이 맞다.


<로컬 = 지역, 지방, 분권화>


원래 명칭은 이렇다. 지방의, 지방에 의한, 지방으로 등등 도시계획에서 자주 등장했던 이 용어가 사람들에게 인식된 순간은 바로 성수동이 점차 문화 단지로 재조명되면서 비롯되었다. 젊은 사람들은 이 로컬이란 게 무엇인지 궁금해했다. 심지어 정부가 주도했던 개발에 대해 반발심과 불신을 가지기 시작했다. 새로운 성수동이 그렇게 탄생했다. 그리고 이를 이렇게 표현하는 예술가들이 등장했다.


<한국의 브루클린, 그리고 첫 로컬의 탄생지, 성수동>


그래서 성수동이 '힙'하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 이후로 한국형 힙스터가 대거 등장했다. 자칭 예술과 혼을 바탕으로 남들과 다름의 서브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이 성수동의 정체성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현재 힙스터에 대한 인식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마치 미국의 히피 세대와 한국의 오렌지족을 연상케한다는 의미였다. 이 이야기는 추후 <한국형 로컬 힙스터에 대해서> 관련 칼럼을 작성하려고 한다.



2. 모더니즘 사상과 포스트모더니즘의 관계


우리가 힙스터를 알고, 로컬에 대해 정확히 알려면 예술 용어에 대해 이해를 해야 한다. 그동안 한국은 너무 외국형 로컬 선례를 가지고 활용해왔다. 대표적으로 아까 언급했던 성수동은 브루클린을 벤치마킹했고, 두 번째는 획일화된 홍대 골목과 이태원이 그 예시이다. <공가, 공실, 폐가 위주에서 새로운 문화 단지로 재조성>이란 수식어구는 늘 로컬과 함께한다. 외국과 우리나라와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점은 로컬의 발전은 늘 <스토리텔링>과 함께 한다. 즉, 우리나라만의 역사적 소명과 함께하는 새로운 로컬로 발전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최근 모종린 교수는 늘 이 말씀을 하셨다.


"한국의 로컬은 늘 새로운 것만 추구하고 온고지신하지 않는다."


즉, 한국의 역동적 근현대사에서 비롯된 다양한 역사적 가치와 물질을 바탕으로 활용되어야 하는데 그 정체성을 기반한 콘텐츠 제작을 하지 않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중에 하나가 지금 논란이 있는 <공사장 카페>였다.


그리고 해당 관련 기사를 가져왔다.


공사장 카페, 흉가 캠핑… 그들은 왜 흉하고 불편한 것에 빠졌나 - 조선일보 (chosun.com) 참조


연희동의 공사장 카페 <에이리아 공구이>



아래 글은 AREA 092 (에이리아 공구이) 사장님의 카페 소개 글이다.





모종린 교수가 이야기했던 한국형 로컬과 공사장 카페의 관계를 엮어보았다.


여기서 신기한 점을 발견했다. 또 다른 스토리를 자극시키는 새로운 판타지형 스토리텔링 카페였다.


즉, 굳이 과거 역사적 사건에 기반하지 않아도 새로운 컨텐츠 공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굳이 비판할 필요가 있나 생각했지만, 한국의 양산형 공간을 비판하되 새로운 로컬 컨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모종린 교수님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럴싸했다.


난 이렇게 생각했다.


새로운 것에 질린 우리 현대인들은 그 자극을 원초적인 것에서 찾는다. 서대문구 관할 공무원들은 안전성 유무 적법에 따라 이 카페를 조사했으나 결과적으로 <정상 운영 가능>했다. 즉,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닌 우리 세대는 획일화된 장소에 신물 났더라. 또한 광장시장에 자리한 <어니언 카페> 또한 하나의 선례였다.


왜 그럴까?


난 이를 근대적 사상에 입각하여 작성하기로 한다.


본래 서양 사상에서 비롯되었던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관계성에 대해 로컬과 결부시켜본다.


모더니즘은 <인간은 고유의 감성과 사상이 없다. 그저 이성주의와 합리주의에 기반한다.>라는 사상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어떻게 인간 고유의 감성과 철학을 배제하며 살아갈 수 있냐며 이를 강렬히 비판하였다. 그들은 미술과 문화, 철학 모두 인간의 고유 정신인 <감성>에 기반한 것이라며 새로운 사상의 대두를 촉구했다. 즉, 오늘날 우리가 문화생활과 문학 활동을 할 수 있던 새로운 사상인 포스트모더니즘이 등장했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모더니즘이었다.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를 위해 역대 정권들이 언론을 통제해왔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등장과 미디어가 다방면으로 발달하자 쇠사슬에 묵였던 인간 고유의 '감성'이란 녀석이 재등장했다. 2000년대 초반 예술가가 대거 등장했던 이유 또한 여기서 비롯된다. 각종 시민단체와 철학적 공동체 조합의 출현은 문화뿐만 아니라 건축학에도 크게 적용되었다.


故 강병기 건축학 교수님이 하셨던 말이 기억난다.


"단순한 건축물, 그러나 한국형 가치와 스토리가 이어질 때 큰 정체성을 지님."


흔히 우리가 말하는 스타벅스나 대형 프랜차이즈점이 아니다. 그들이 지니고 있는 브랜드는 막강하지만 <원초적인 공간의 가치>는 무시할 수 없다. 그리고 그 공간의 가치는 <한국형 역사 스토리>와 결부될 때 더 아름답게 빛났다. 다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한국형 로컬 건축의 특징 = 한국 역사 + 스토리텔링 + 공간 심리 + 포스트모더니즘>


한 예시가 서촌 마을에 있는 여러 카페들이라고 본다. 한옥형 부자 양반 집을 토대로 취약점만 파악하여 수리 후 대중에게 선보였다. 이 마을을 머무는 사람들의 특징은 대부분 외국인들이며 젊은 2030세대이다. 공통점은 하나, 바로 한국만의 취약적인 건축구조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그동안 완벽하게 건축되고 안정 검증이 토대 된 브랜드는 서서히 죽어가고, 오히려 미완벽하고 아슬아슬한 외줄 타기처럼 도파민 분출이 쏟구치는 공사장 카페처럼 말이다.


유튜브 쇼츠와 틱톡 또한 영향력 파급이 크다. 젊은 현대인들은 1분 이내 간단명료 일목요연한 동영상을 추구한다. 하지만 언제나 재미와 반전이 있어야 하며, 이를 <아이러니함의 방증>이라고 일컫기 시작한다. 뻔한 요소와 스토리는 별로이듯이, 언제나 <반전 효과>가 있어야 조회수가 올라간다. 건축학에 비유하면 역시나 같다. 완벽하게 ㅁ자 반듯한 건물에 <안전함>을 느끼지 못한다. 마치 놀이공원의 공포의 집처럼 말이다. 내부 요소를 모르기에 직접 탐방하며 혹은 예측하며 본인이 심취해 자신만의 공간을 창작하며 스토리를 이어가며 커피를 마신다. 이것이 현대 사회가 추구하는 <미완의 법칙>이다.


<로컬 = 미완성, 부족함, 불균형, 기존 사상 타파>


모종린 교수가 그랬다.


"한국형 예술가들이 많아져야 한다. 그래야 로컬이 산다."


여기서 예술가들이라 함은 포스트모더니즘을 소유한 모든 현대인들을 의미한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유의 영역인 <감성>을 <콘텐츠>로 제작해야 한다. 특히 그동안 학문적 접근이 분리되었던 <부서 이기주의>의 모본인 공무원과 엄격한 기성세대를 비판하며 사람 간의 <소통>과 <복합적 학문 접근>에 대해 매우 강조하였다.


쉽게 이야기하면 어느 회사나 소통이 있어야 효율성이 있듯이, 로컬 또한 건축학, 예술학, 도시학 등 구분 짓지 말라는 것이다. 기획자가 있으면 디자이너가 있고 자료수집하는 사람, 빅데이터 분석가, 콘텐츠 마케터가 서로 협조하듯이 말이다. 그래서 지금의 <청년 마을>이 생겨난 것이라 자부하셨다.


청년 마을은 기존 인간의 모더니즘 사상을 타파하고 젊음의 브루클린 세대로 이어나가길 바라는 취지로 생겨난 것이라고...


히피가 지니었던 것을 온고지신하고, 현재 MZ 세대가 지닌 고유의 영역을 서로 묶으면 로컬의 지향점이 생기지 않을까..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틀린 말이 아니다. 다를 뿐이라는 입장 차이일 뿐.



3. 로컬에 필요한 것, 미니멀리즘


2011년 서촌 일대 통의동 보안여관. 저렴한 가격으로 서촌마을 일대 어르신들에게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이후 리모델링전까지 한동안 공실이 되었다.


이후 낙후된 서촌 동쪽 일대를 도시재생하여 복합문화단지로 리모델링한 보안여관이다. 허나 완벽하지 않은 외관이 오히려 사람들의 심리를 자극하였다. 현재 젊은층의 수요가 많은 편이다.



항상 최고인 것을 추구했던, 그리고 완벽함이 미덕인 모더니즘의 결과물이 맥시머니즘이다. 현재 강남과 비슷한 도시 개발이 그와 비슷하다. 하지만 문화 대중 생활을 인프라 근접 정체성이 확고한 곳에서 하면서 왜 사람들은 그 중심지를 이탈하려고 할까. 5년 전에 유행했던 버릴 건 버리고 가질 건 가지자는 미니멀리즘이 대두되면서 로컬 또한 이 사상에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


굳이 멋지고 세련된 인테리어가 매력으로 느껴졌던 과거와 달리 요즈음 현대인들의 인생 또한 <상향평준화>에서 <하향평준화>되길 바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정보의 과다한 노출과 이른바 하면 지식의 저주라고 불리는 요소들이 많아지자 단일적인 생각과 가치관을 정립하기 위한 장소가 필요했다. 사람들이 자주 찾아간다는 일명 인스타 맛집들 또한 서서히 그 빛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테면 우리는 점차 사람들이 편안하게 살아가기 위한 하나의 가치관인 <힐링>에 비롯되었다고 본다.


그래서 로컬 지향주의 사람들은 이 키워드를 놓치지 않고 있다. <미니멀리즘>, <최소화>, <편안함> 등 기존의 포스트 시대로 돌아가고자 한다.


한국뿐만 아니라 모든 세상은 10년 단위로 과거와 현재의 관점을 전환하며 문화 예술 활동을 이어간다. 10년 전에 핫했던 강남의 팝업스토어는 인기가 시들어가고 오히려 외곽과 변두리의 자그마한 스토어가 상설 전시하며 마케팅을 이어가듯이 말이다. 그리고 10년 뒤에는 로컬의 관점 또한 어떻게 바뀔지 나 또한 예측할 수 없다.


그래서 로컬을 알기 위해서는 역사와 스토리, 그리고 그러한 총체적 학문에 입각한 다양한 사상을 공부할 필요가 있다.




혹시라도 미리 이 글을 읽는 문화기획자나 이벤트기획자, 그리고 로컬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전한다면 로컬 행사와 축제, 그리고 청년 마을 기획은 아래를 토대로 밑받침이 된다. 아래와 같이 이행한다면 로컬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마을 축제와 행사와 함께 대부분 지역의 정체성과 연관되어 있다.


- 한국 근현대사 공부            

- 근대 건축물 공부            

- 도시의 역사 (특히 박정희 정권 이후로 생겨난 고가도로, 도시 이야기 등)            

- 부동산 (미시적으로 보면 임대료, 권리금, 대지 매매 등 / 거시적으로 보면 마을의 상권 및 집적편집도 활용 - 네이버 지도 활용)            

- 로컬 브랜드 임장 및 탐방 (전시회, 미술관, 청년센터, 독립서점 등 )            


많이 보는 만큼 시야도 넓어지고 아는 것이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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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의 이전글 Hosoo's 로컬이야기 <대전청년마을 박호수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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