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021년 12월. 온전히 순수하게 아무 도움 없이 혼자 진행하는 무규칙 여행이었다.
계획 1도 없는 Enfp로써 참 여러 감정을 느끼게 해 주었던 첫 번째 게스트하우스.
재치만점 스태프분들과 친절하셨던 사장님 덕분에 계속 각인되었던 감성여행.
고독함의 미학은 결국 역경을 견뎌내는 과정이고 스스로 느끼는 정서적인 변환점 또한 많이 얻어갔으니 그걸로 된 거였다.
토요일 점심, 미팅을 마치고 잠깐 집으로 오는 길이다. 그런데 뭔가 슬펐다.
새해가 밝았고 겨울, 너희들처럼 저물기 싫어서 급하게 예약을 해본다. 여기다. 딱이다. 가성비도 좋고 모르는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백신 3차까지 맞았고, 입장 여부도 매우 꼼꼼하게 확인하였다. 방역수칙은 기본임. 일부러 미리 숙박을 예약하지 않았다. 기존 계획을 세워도 어차피 50프로는 다 말아먹는다. 내가 나를 안다. enfp는 그냥 무규칙 무개념 여행이다. 그냥 노숙을 하든, 추위에 벌벌 떨어도 그래도 괜찮았다. 짐은 배낭으로 하려고 했는데 예전에 제주도 뚜벅이 여행 시 배낭여행하다가 다리에 통증 나서 한라산 중턱에서 오질 나게 고생한 기억이 있다.
차라리 편하게 캐리어에 이것저것 짐 싸놓고 숙소에 미리 짐 맡겨놓을 생각이었다.
요즈음은 웬만해선 숙소에 잘 이야기하면 체크인 전에 짐 예약을 거의 해주신다. 100프로 보장은 안되지만, 위드 코로나로 인해서 조금 더 고객의 힐링 위주로 편의를 주는 배려인가 보다.
아 참고로 세면도구, 여벌 옷, 츄리닝, 팬티, 양말, 면도기, 향수, 자일리톨, 물티슈, 배터리, c타입 충전기, 5p 충전기 등등 자세히는 기억 안 나는데 남자가 뭐 혼자 가는데 굳이 세밀하게 챙길 필요는 없다 생각하여 진짜 생필품 위주로만 챙겼다.
버스에서 로파이(Lo-fi) 음악 듣다가 졸았다. 로파이는 저음질을 컨셉으로 잡은 배경음이다. 가끔 마음이 편해지고 싶을 때 듣는다. 역시 노곤한 히터 빵빵한 버스 안에서 30분도 안되어서 뻗었다. 그리고 설거지는 같이 놀았던 멤버끼리 알아서 정리해야 한다. 그런데 갑자기 다들 하겠다고 난리였다. 뭐랄까. 이 분위기 굉장히 제주도스럽잖아! (잠깐의 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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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여기 오신 분들 스타일이 제각각이다. 그들의 스펙을 나열하면 끝도 없는데 기억나는 건
독서동아리 회장님과(동아리실 내부에서 술만 마신다고 한다.) 등산동아리 회장님(아까부터 계속 등산 좋아하시냐는 말만 30 번들었다), 친구와 등산하고 와서 녹초 되신 분들(다들 굉장히 말을 재치 있게 잘하신다.), 찐텐션업으로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하시는 분,(이분이 제일 고마웠다. 먼저 나에게 말 걸어주시고 합석 요청해 주셨다.) 그리고 갑자기 합석하셔서 인생 조언과 아재 썰 풀어주신 두 형님들 (덕분에 맥주 한 개 공짜로 얻어먹었다.)
정말 이 모든 분들에게 감사했다. 그리고 12시 땡 치자마자 설거지하고 후다닥 올라가서 곤히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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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강릉 첫 스타트.
혼자 여행의 묘미는 굳이 계획을 잡지 않아도 나 홀로 느낄 수 있는 그 감성이기 때문에 누군가와 함께 가도 분명 재미가 있겠지만, 온전히 이번에 나를 알아보고, 스스로 깨닫는 시간이 되었길 기대하면서 이 글을 마무리하고 내일은 더 재미있는 일상을 올리려고 한다.
오직 나에게 인생 한 번뿐인 강릉 여행이다.
전에는 대학교 친구들과 많이 놀러 갔던 여행지였지만 역시나 혼자 오니까 마음속에서 뭔가 앙금처럼 쌓여왔던 것들이 차츰 천천히 나오면서 기분의 황홀함을 장식하게 되더라.
이 표현은 참으로 억지스럽지만, 뭔가 세속으로부터 탈출한 느낌이다.
ps.
혹시라도 혼자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정말 가고 싶은지. 어색하다 할 필요 없어요. 어차피 스스로가 스스로를 알 겁니다.
인생은 한 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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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강릉 여행 2 (brunc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