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또 다른 얼굴

by 산속


우리는 흔히 사랑을 '숨 쉬는 감정'이라 말한다. 마치 공기처럼 없어서는 안 될, 생명력을 불어넣는 숭고한 감정이라고. 그러나 이 아름다운 수식어는 어쩌면 사랑을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만 유효한 것인지도 모른다. 사랑을 '주는' 입장에서 사랑은 때로 한없이 순수하고 예측 불가능한, 마치 어린아이의 감정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순수함이 때로는 미숙함으로 변질되어, 의도치 않은 파장을 일으키기도 한다.
사랑은 분명 아름다운 단어다. 인류가 수천 년간 노래하고 갈망해 온 가장 고귀한 감정의 정점에 서 있다. 하지만 나는 문득 의문을 품는다. 그 아름다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모든 것이 항상 선하고 아름다운 것일까? 어쩌면 사랑은 무례한 행위일 수도 있지 않을까. 상대방이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불쑥 다가서는 사랑은, 언어의 폭력처럼 상대방의 경계를 침범하고 상처를 남길 수도 있다는 생각에 잠긴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너무나 강렬하여, 주는 이의 순수한 의도와는 상관없이 받는 이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이나 아픔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섬세한 시각이다.

이러한 깊은 사색 끝에, 나는 '사람의 마음으로 사랑이라는 것을 표현하기에는 너무 이상적인 발상'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흔히 통용되는 낭만적이고 이상적인 사랑의 정의만으로는 이 복잡다단한 감정의 모든 면모를 담아낼 수 없다는 깨달음이다. 사랑은 언제나 달콤하고 행복한 것만은 아니며, 때로는 불편하고 고통스러운 그림자를 드리울 수도 있음을 인정하는 용기 있는 선언이다.
그렇다면 나에게 사랑이란 무엇일까. 나는 나 자신의 삶과 경험 속에서 진정으로 느껴지고, 나의 마음을 움직였던


사랑의 본질을 찾아간다. 그것은 바로 '가족의 사랑'과 '동물을 좋아하는 친절한 마음'이다. 조건 없이 나를 보살피고 지지해 주는 가족의 든든한 울타리, 그리고 약하고 순수한 존재에게 조건 없이 베푸는 따뜻하고 친절한 마음. 이것이야말로 나에게 가장 현실적이고 진정한 사랑의 형태이며, 나의 삶을 지탱하는 가장 견고한 뿌리이다.
사랑은 정해진 답이 없는 질문과 같다. 나처럼 자신의 경험과 성찰을 통해 사랑의 다양한 얼굴을 발견하고, 자신만의 정의를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가장 진실된 사랑의 탐구일 것이다. 이 복잡하고도 아름다운 감정 앞에서, 나는 나만의 언어로 사랑을 헤아리고, 그 속에서 진정한 나의 모습을 찾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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