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쓰면서 여러 가지 이유로 하지 못한 것들이 있다. 그럼에도 놓고 싶지 않았던 몇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책 읽고 필사하는 것이다.
매일 짧은 시간이지만 한 단락씩 책을 읽고 필사하는 시간이 있어 바쁜 일정 중에도 독서를 할 수 있었다.
아마 한 권을 다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으면 엄두가 나지 않았겠지만, 한 단락씩 읽고 간단한 생각을 적으며 필사하면 되기 때문에 하루 3~40분 이면 할 수 있어서 가볍게 할 수 있었다.
김종원 작가의 <오십의 시작하는 마음공부> 마지막 장을 필사하고 마무리했다. 오늘의 주제 - 당신이 쓴 '글의 격'이 '삶의 격'을 결정한다의 글을 필사해 본다.
연암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중년의 사람들에게 전하는 격이 다른 글을 쓰는 비법이라고 하니 내 삶에도 적용해 본다.
1.수준 높은 참고 자료를 인용하라
글을 쓸 때 경전의 내용을 활용하는 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모든 경전이 다 좋은 것은 아니기에 활용할 수준에 이른 경전을 선택할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2. 어려운 표현은 자제하라
문장이 서툴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사물의 명칭을 있는 그대로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두가 사용하는 말이 있는데 굳이 잘 모르는 어려운 용어를 쓰는 건 지적 사치다.
3. 고유의 것을 소중히 여겨라
우리 고유의 것을 써야 한다. 왜 우리나라의 고유의 지명이 있고 명칭이 있는데 중국의 것을 빌려오는가. 그럼 이름과 실제가 맞지 않아 혼란스럽고, 이는 글의 격을 한없이 낮춘다.
4. 가장 진실한 마음을 담아야 글이 산다.
세상에 결코 저속한 이야기는 없다. 모든 이야기는 아름답고 그 안에 가치를 담고 있다. 보기에 좋은 것만 쓰고 나머지는 삭제해버린다면 그걸 진실한 글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매일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자신이 보낸 삶을 믿고 써라'라는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누구나 각자의 삶이 있고 이야기가 있다.
누군가는 자신의 삶이 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누군가는 자신의 삶을 그저 그런 삶으로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글이란 반드시 거창할 필요도 없고 어렵게 쓰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위안을 준다. 그저 담담히 오늘의 생각과 느낌을 쓸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괜찮다.
보이는 것과 느끼는 것을 그대로 그려낼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괜찮다.
자신의 일상과 생각을 글로 써 내려갈 때는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글을 쓰다 보면 거짓말로 쓸 수 없기 때문이다. 한두 번은 거짓으로 인용하고 꾸며서 쓸 수 있어도 그것이 계속된다면 반드시 탈로 나게 되어 있다. 그래서 솔직한 표현과 진실한 마음을 이길 수 있는 옛말과 경전은 없다는 말로 이 글을 마무리했는지도 모른다.
책을 쓰고 이제 마무리 단계에 있고 얼마 안 있으면 진짜 나의 이름으로 책이 나오는 지금. 매일 글을 썼고 그 글들이 세상에 나오려고 하니 생각이 많아진다. 누군가에게는 오늘의 주제가 가슴에 와닿는 글이 아닐 수 있지만, 지금 나에게는 마음에 절실히 와닿는 글이다.
자신의 일상과 생각을 드러내는 글을 쓰고 마무리하면서 생각도 많아지고 걱정과 설렘이 함께한다.
이렇게 세상에 나와도 괜찮은 글인가? 내가 쓴 글이 누군가에게 공감과 위로와 용기를 줄 수 있을까?
더 늦기 전에 오십의 나이에 글을 쓸 수 있는 계기를 갖게 되어 행복하고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스러운 마음이 함께 하는데 오늘 이 필사 글은 나에게 힘이 되어준다.
문자는 다 같이 쓰는 것이지만,
글은 홀로 쓰는 것이다.
- 오십을 위한 연암의 한 문장 -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지금 여기에서 행복합시다^^
"오늘도 성장"
- 말상믿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