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인류를 진화의 길로 이끌어준 어마어마한 발견은 불이었으나....
오늘의 우리에게 난생처음의 재앙으로 다가온 불의 풍파가 겨우겨우 지나가고
언제 그랬냐는 듯 해맑은 볕이 세상에 드리워지고 풍파의 잔해가 잿빛으로 드러난다.
그럼에도 불구한 다행의 유비무환은 겪고 나서야 각성되니..
살아남은 누군가는 잘잘못을 찾아 대비를 시작하고...
살아남은 누군가는 살아남지 못한 이의 이야기에 흔들리기 시작한다.
꾸역꾸역 담고 거르며 중심을 잡던 마음속 무엇인가가 뜨거워지기 시작하다가 수증기 마냥 맺히더니
눈물로 흘러내린다.
재앙 같은 위기에서 영화처럼 벗어나 놀란 가슴 쓰러 내리는 어느 이의 오늘이
남지 못한 누군가의 이야기를 담으면..
슬픈 사연 하나하나
어떻게 하나... 어떻게 하나....
재앙 같은 위기에서 영화처럼 벗어나 놀란 가슴 쓰러 내리는 어느 이의 오늘이
남아있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담으면
무심히 도 흘러간 고된 세월 견디느라 작아진 몸 하나
가누기도 힘들어 옅은 숨 몰아쉬는 노쇠만 남았는데
잠시라도 뉘어놓고 한숨 지며 쉬어 갈 곳 앗아가 버리면
서글픈 사연 하나하나
어떻게 사나.... 어떻게 사나....
나만 그런 거 아니라고 애써 위로라도 하지만
그 막막함을 가는 목과 굽은 등에이고 지고서
어떻게 살아가나... 어떻게 살아가나...
살아남은 고통과 살아남지 못한 슬픔은
누군가의 가슴을 바람처럼 드나들며
눈물이 되었다가, 먹먹함이 되었다가, 안타까움이 되었다가
삶을 맴도는 슬픈 이야기가 되어 문득문득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