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장과 개나리
나에게는 두 명의 아들이 있다.
첫 째는 성격이 뾰족해서 말도 뾰족, 행동도 뾰족하다.
사랑과 애정을 너 많이 쏟으면 부담스러워하고 칭찬하고 예뻐해 줘도 반응은 미미하다. 가시가 슬그머니 무뎌지는 정도가 최대치랄까. 그렇다고 관심을 아예 끊어버리면 말라비틀어져 버릴 수 있어 주기적으로 가시에 찔릴 각오를 하고 안아줘야 한다.
다행인 건 타인의 평가나 주변 상황에 크게 동요되지 않고 힘든 상황에서도 티 내지 않으며 버티는 인내심이 강하다. 요구할 때만 제공하는 최소한의 물과 영양분 그리고 관심 어린 시선 정도가 딱 적당한 무난한 동시에 예민한 스타일.
둘째는 정반대로 사람을 좋아해 늘 애정과 갈구하고 인정과 칭찬을 받기 위해 무진 애를 애쓴다. 관심과 칭찬을 주면 주면 줄수록 활짝 피어나고, 애교와 웃음으로 주변을 환하게 밝혀주는 노란 개나리 같은 아이.
하지만 질투가 많고 작은 꾸지람에도 금세 상처받고 시들어버려, 언제까지고 마음에 봄이 지속되도록 세심하게 보살펴야 한다. 품이 많이 들지만 그게 힘들게 느껴지지 않게 하는 스타일이랄까.
나는 유명한 식물 킬러다. 어차피 말라서 바스러질 거 뒤처리 하기가 귀찮아 꽃 선물은 딱 싫어하고, 식물을 키우는 것보다 화분을 비우고 치우는 게 더 익숙한 사람이다. 하지만 어쩌다 내 품에 들어온 선인장 한 그루와 개나리꽃 한 송이만은 언제까지고 싱싱하게 키워내기 위해 내 평생 모든 마음과 정성을 오롯이 쏟아부으며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나는 이들을 돌보고 있다고 착각하지만 사실은 이들이 없으면 숨쉬기조차 어려운 무력한 인간이다.
남편은 온 가족을 묵묵히 붙잡고 버티는 담쟁이덩굴정도로 해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