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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무도 가지 않은 길 Nov 01. 2024

바닷물과의 싸움

날개 없는 주가

--- 마대(sag)에서 계속


                                      바닷물과의 싸움


  스미는 물은 제멋대로 심술을 부렸다. 관로 폭을 두 배로 파고 모래주머니를 쌓았지만, 틈새로 스며드는 물에는 대책이 서질 않았다. 어떤 때는 밤새 모래주머니를 무너뜨리고 관이 들어설 자리를 차고앉기도 했다. 바닥에서도 쉬지 않고 물이 솟았다. 작업자들은 모래주머니 쌓기에 바빴고, 배수펌프는 물을 퍼내느라 헐떡였다. 소금물 속에서의 배수펌프는 수명이 짧았고, 마대와 모래값도 적지 않은 부담이었다.   

  

      

                                        날개 없는 주가    


  작업 현황 막대는 예정 공정과의 간격이 갈수록 벌어져, 담배를 문 최 소장이 작업 현황표에 눈길을 주는 횟수가 잦아졌다. 증시에서는 현장 상황을 귀신같이 알아채 국제개발 주가가 200원대까지 곤두박질쳤다.


  국제개발뿐만 아니었다. 더위와의 싸움은 차치하고라도. 사막공사 특유의 난제가 잊을만하면 돌출해, 작업 진도는 거북이걸음을 했고 공사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중동 진출 건설주들은 하나같이 중환자처럼 시들어갔고, 은행마다 과다한 지급보증으로 곤경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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