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적으로 읽는 기획독서는 새로운 습관을 만든다. 젊은 시절부터 마셔왔던 술을 많이 줄였다. 200~300권의 독서를 하자 뇌의 근육이 강화되어 절제심이 향상됐다. 또 독서가 주는 신선한 지식의 즐거움 때문에 술 모임도 덜 나가게 됐다. 신선하고 맑은 상태에 익숙해진 뇌가 몽롱하고 둔한 상태를 거부하게 된 것이다. 더불어 감각을 지나치게 자극하는 TV 시청도 줄었고 노래방도 꺼리게 되었다.
몸에 안 좋은 버릇을 고칠 때는 강한 자극이 필요하다. 술을 줄이거나 끊기 위해서는 굳은 결심을 해야 하고 실천에 옮겨야 유의미한 결과를 얻는다. 금주를 할 때 책이 많은 도움이 됐다는 이야기를 주위로부터 이따금 듣는다. 책을 열심히 읽지 않고 변화를 가져오기란 쉽지 않다. 뇌 변화가 있어야 행동이 달라지는데, 독서는 뇌의 변화를 추동하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다른 사람의 조언을 듣고는 잘못된 습관을 고치기는 어렵다. 그의 말을 달리 들으면 자신을 타박하는 것 같고, 바가지를 긁는 것 같고, 그래서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자기 주도적인 독서는 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일단 책을 펼쳐 들었다는 사실은 스스로 바뀌기 위한 준비가 됐다는 걸 의미한다.
한 분야를 깊이 공부할 수 있는 기획독서를 해보자. 생소한 분야의 책을 사서 씨름하며 읽어보고, 같은 주제로 엮이는 다양한 책들을 독파해 보자. 책은 손에 잡히는 대로 읽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나를 한 단계 더 성장시키려면 기획독서를 하는 게 좋다. 장기간 파고드는 독서는 전문가적 지식과 혜안을 갖게 한다. 세계적인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3년마다 하나의 주제 아래 다양한 책을 읽는 것으로 유명하다. 오랜 시간 동안 한 분야를 집중해 공부함으로써 보통사람 이상의 식견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그는 주주들에게 보내는 편지도 직접 쓴다. 기획독서는 특정 분야의 책을 집필할 때 위력을 발휘한다. 역사면 역사, 자기계발이면 자기계발 관련 서적을 열심히 읽고 연구하다 보면 수준 이상의 지식을 보유할 뿐 아니라 머지않아 저자라는 명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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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깊게 공부하고 싶은 분야의 책 두서너 권을 고르자. 그리고 여러 번 반복해서 읽어보자. 어느 정도 배경지식이 쌓이면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든가 다른 책으로 범위를 확장해 나가면 된다. 완전한 상태에서는 새로운 창조물이 나오지 않는다. 완전한 무나 완전한 유는 완결성으로 발전 가능성이 없다. 기존 책에서 다룬 내용을 디딤돌 삼아 한 발짝 정도 나아간 것이 성과이고 진전이다. 이 세상에 100% 새로운 내용의 책을 낸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우리가 쓰는 말글 자체부터 이미 기존의 연구와 성과에 기대고 있는 것이다.
미지를 탐험하는 최고의 방법은 ‘독서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책을 읽는 데는 큰돈이나 많은 시간이 들지 않는다. 책은 언제 어디서나 읽을 수 있기에 사람들을 대면해 정보나 지식을 구할 때보다 경제적이다. 적은 노력에도 큰 효과를 볼 수 있고, 책장을 넘기며 내면 깊숙이 침잠해 사색할 수도 있다. 책이 발명되고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세월은 지구의 역사에 비춰볼 때 그렇게 오래되지는 않은 듯하다. 책이 우리의 삶에 자양분이 된다는 것은 알지만 즐겨 찾지 않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살아가는 데 책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결정적인 존재는 아니기 때문인지 모른다. 책을 하루라도 읽지 않으면 경제적으로 큰 손실을 보고 목숨이 경각에 달리는 일이라면 당장에라도 책을 펼쳐 들 것이다. 책을 보든 안 보든 겉으론 삶이 대동소이(大同小異)해 보인다. 하지만 삶의 품격이나 질적인 면에서는 큰 차이가 난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리더나 기업가들이 대부분 ‘독서광’이라는 사실은 이를 방증한다. ‘오늘 하루 책을 읽지 않는다고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고 생각하지 마라. 개인의 발전이 정체되고 경쟁에서 뒤처지는 건 시간문제다.
독서습관은 들이기 나름이다. 어릴 때부터 독서의 효용과 즐거움을 체득한다면 성인이 돼서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독서인으로 성장해 나갈 가능성이 크다. 책은 훌륭한 친구에 비견될 수 있다. 인생 100세 시대, 가슴 한편에 쓸쓸함과 외로움이 사무쳐올 때 어디서 누구와 더불어 헛헛한 마음을 달랠 수 있을까. 독서를 하고 글을 쓸 수 있다면 그보다 더 멋진 삶은 없을 것이다. 공공도서관에 들르면 신문을 보고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즐겁게 보낼 수 있다. 독서 메모로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책 출간으로 이어진다면 인생 후반기 삶이 빛나지 않을까. 나이 들어가면서 평균의 체력은 유지하면서 책과 동고동락(同苦同樂)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건강법은 없을 듯하다.
독서의 진미를 제대로 느껴보자. 책을 아끼고 사랑하면 독서를 즐겁게 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사람에 따라서는 그것이 하나의 잔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좋은 생각이나 이념이라도 강권해서는 효과를 볼 수 없다. 자기 주도적인 기획독서. 1년이면 1년, 3년이면 3년, 집중 독서로 내 영혼을 살찌워보자. 아무리 좋은 보약을 먹더라도 즐거운 일이 없다면 삶이 허망하고 쓸쓸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