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중에 감동이 오는 그 순간, 나만의 사유가 싹트는 그 찰나를 기록해 보자. 기본적으로 문장과 글이 주는 감상을 덧붙이는 것이 좋다. 하지만 때로는 감상을 기록하지 않더라도, 감동 받은 페이지를 기록하거나, 사진을 찍어두거나, 포스트잇을 붙여 그 부분만 기록해도 괜찮다.
책을 읽다 보면, 그러지 않았을 때와는 다르다. 책을 읽어가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어떤 영감이 불현듯 훅 하고 떠오를 때가 있다. 전혀 생각지 못했던 아이디어가 솟아날 수도 있다. 다른 일에 집중하고 있을 때는 그렇지 않은데, 한가롭게 책을 읽고 있을 땐 왠지 모르겠지만 머릿속으로 아이디어가 갑자기 일어나곤 한다. 그럴 때는 재빨리 메모해서 생각의 조각들을 붙잡아야 한다. 한 번 떠올랐던 아이디어가 똑같은 내용으로 다시 한 번 더 찾아올 리는 없을 것이다. 이후에 아이디어가 생각나더라도 그것은 또 다른 모습의 아이디어일 가능성이 높다.
사진=픽사베이
메모는 재빨리 하는 게 중요하다. 종이와 펜이 없다고 메모를 못 할 것은 아니다. 메모지나 펜이 없다면 휴대폰을 활용해서 메모를 해도 된다. 우선 휴대폰 메모 창을 열어 적어두거나, 음성으로 간략하게 내용을 녹취해도 좋다. 이런 방법은 나중에 그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계기를 만들어주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보다는 우선 그런 아이디어가 있었다는 걸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만약 메모를 하지 않고 기억해 뒀다가 나중에 내용을 적자고 생각하면 큰 잘못이다. 생각은 휘발성이 강해 불시에 날아가 버리기 때문에 순간의 생각은 잡아두지 않으면 허사다. 어떻게 보면 영감의 뮤즈(神)가 순간순간 참신한 생각들을 하게끔 도와주는데, 그것을 놓쳐 버리면 새로운 내용의 글이나 아이디어를 낸다는 것은 쉽지 않다.
독서하는 순간의 감정을 콕콕 점으로 찍어두면서, 훗날 선으로 이어진 삶을 돌아볼 수 있도록 오늘을 기록하는 게 좋다. 전혀 어려울 것도 없고 대단할 것도 없다. 메모는 하나의 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 점들이 모여 선을 이루게 된다. 선은 하나의 선이 아니고 무수한 점들이 모여 이룬 하나의 선이다. 그러기에 점들이 중요하다. 선을 이루는 점들이 없다면 선은 존재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메모는 나중에 중요한 역할을 할 소재나 씨앗이 된다. 유명 작가나 사상가들은 보통 ‘독서광’으로 불릴 만큼 책과 가까이하는 삶을 사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보통은 나이가 들수록 인생 경험이 많아지는데, ‘뭐 더 배울 게 어디 있다고 공부를 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독서를 통해서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있겠지만 사실은 책을 보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혼란스러운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
독서는 새로운 생각을 하게 만든다. 아이디어 창출은 명상을 통해서 할 수도 있겠지만 제일 쉬운 방법은 독서의 생활화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책을 읽으면 새로운 생각들이 불쑥불쑥 솟아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인풋이 있어야 아웃풋이 있다. 책을 읽지 않으면 참신한 생각들을 만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독서를 통해 얻은 지식은 얼마 지나지 않아 없어지는 것 같겠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우리가 느끼기엔 그 내용들이 사라지고 영원히 없어지는 줄 알지만 사실은 독서를 통해 얻은 지식은 머릿속 배경지식과 결합하고 융합돼 새로운 지식으로 발현된다.
독서는 언제 어디서건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 항상 책 한두 권은 갖고 다니는 게 좋다. 출퇴근 때 맨손으로 다니는 것보다는 서류가방을 하나 준비해 책을 넣어 다니면 편리하게 독서할 수 있다. 준비하지 않으면 독서는 할 수 없다. 마음의 준비가 안 돼 있는데, 책을 찾아서 읽을 리는 없는 것이다. 독서는 학창시절 과제 때문에 하는 수동적 행위가 아니라 이젠 내가 필요해서 하는 능동적인 행위가 돼야 한다. 독서를 생활화하면 습관으로 굳어져 책을 갖고 다니고, 어디를 가든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아 독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직장 내에서 상사나 선배로부터 실무를 배울 수도 있지만 그것은 어느 정도 한계가 있게 마련이고 스스로 찾아서 읽고 배우는 독서만큼 좋은 스승은 없다.
옛날부터 자손들에게 독서를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 지식을 함양해서 한 분야의 전문가가 돼라는 의미도 있지만, 독서를 통하면 삶의 품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배운 사람은 뭔가 달라도 다른 것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남을 비방하고 싸우고 남을 해치는 일은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것은 인문학적 사고로 용납되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책은 인생살이에 귀중한 스승이 된다고 하겠다.
일단 독서를 많이 하면 사고의 폭도 넓어져 생각하는 것이 다르다. 깊이 생각하고 다른 각도로 생각해 보기도 하고, 사람이 진중해지며 성급하게 행동하지 않는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있듯이 알고 있는 지식이 적으면 ‘내 앎이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기에 그것만 믿고 돌진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은 이리저리 살펴보고 곱씹어 생각하고 행동하기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깊이 생각하지 않은 판단은 실패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그 정도의 생각으로 남들보다 앞서갈 것이라, 남들을 이기고 정상에 먼저 오를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독서는 인생살이에 꼭 필요한 지식의 보고로 미래를 내다볼 수 있게 한다. 독서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큰 바다를 나침반 없이 항해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우여곡절 끝에 목적지에 다다를 수는 있겠지만 능동적인 독서가 없는 인생길이 얼마나 힘들고 외로울 것이라는 건 두말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