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화 독서와 사색을 통해 메모한다

3장 전략적으로 기획독서를 하라

by 집현전 지킴이


글의 주제를 세우고 책을 읽어 필요한 부분을 뽑아내 편집하고 생각을 덧붙인다. 그 생각은 어디서 온 것인가. 독서를 통한 사색에서 온 것이다. 예전부터 독서를 통해 메모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일찍부터 알고는 있었으나 무엇을 메모해야 할지를 사실 몰랐다. 하지만 꾸준히 이쪽 방면의 책을 읽음으로써 메모가 어떤 효과가 있는지, 왜 메모를 하면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독서비법.png 사진=픽사베이


메모는 우선 기억력을 향상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냥 머릿속으로 기억을 하겠다고 해서 그것을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연히 시간이 흐르면 알았던 내용도 기억했던 내용도 잊어먹게 된다. 기억력의 한계를 누구나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럴 때 어디든 메모를 해놓으면 기억력을 되살리는 데 더없이 좋다. 굳이 기억하려고 하지 않아도 메모만 해 놓으면 시간이 지나 기억이 흐릿해도 메모한 것을 참고해 내용을 재구성하면 될 일이다.

독서와 사색을 통해 메모를 쌓다 보면 하나의 자료가 되고, 이것을 엮으면 훌륭한 텍스트가 될 수 있다. 메모는 영원히 분실하지 않으면 내 주위에 남아 나의 일에 도움을 준다. 그 내용은 그냥 사라지는 운명이 아니라 쌓이고 쌓이면 좋은 소재가 되고, 어떤 주제의 글을 쓰는 데 바탕이 된다. 책을 읽으면서 좋은 내용이나 문구를 가려 뽑아 메모하고 거기다 사색한 내용을 덧붙이면 한 편의 글이 된다. 나아가 그런 글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도 묶어낼 수 있다.



전혀 생각지 못했던 지식(지혜)을 전해주는 책은 읽는 즐거움과 함께 깨달음을 주고, 또 다른 세상을 열어주는 것과 같다. 아이디어는 그냥 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책을 꾸준히 읽고 사색함으로써 불현듯 자기도 모르게 기발한 생각이 떠오른다. 책을 통해 습득한 배경지식들이 뇌 속에서 상호작용하고 융합돼 새로운 내용, 참신한 아이디어로 창출되는 것이다. 독서는 그러므로 많이 할수록 좋다. 책을 통한 지식함양과 독서 메모는 좋은 아이디어를 얻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사회 초년생 시절, 좋은 내용의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으로 처음부터 잔뜩 힘을 줬으나 한 줄도 못 쓰고 낑낑댔던 적이 있다. 그땐 책도 많이 보지 않았다. 어떻게 글을 써야 하는지부터 시작해서 어떤 분야의 정보라도 습득한 양이 옅은지라 머릿속에는 쓸만한 지식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글을 잘 쓴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초등학생 때 백일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 시절 가난한 시골 환경에서 동화책이나 여타 책들을 집에서 읽는다는 것은 어려웠고, 주위에도 그런 책은 찾아볼 수 없었다. 고작 학교에서 무상으로 나눠주는 교과서가 전부였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그것으로 공부는 끝이었다. 스스로 찾아서 하는 독서(공부)는 따로 없었다. 산과 들에서 재미있게 뛰어놀며 집안일을 돕는 게 전부였다. 그러니 백일장에서 주어진 시간 안에 글(글제: 어머니의 노래)을 지으려니 무엇을 써야 할지 도통 생각나지 않았다. 그냥 횡설수설 끄적대다 대충 마무리해 글을 제출했던 것 같다.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문해력’을 키우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독서다. 이미지나 짧은 영상에 익숙해진 나머지 긴 글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게 된 아이들에게 스마트폰 대신 책을 잡게 해야 한다. 문해력이 없다는 것은 우리의 관습처럼 통상적으로 통용되는 단어의 뜻을 제대로 이해를 못 하는 것이다. 글자 그대로 읽다 보니 의미전달에 심각한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독서(공부)하지 않고 문해력 향상을 꿈꾸는 것은 노력하지 않고 좋은 결과를 바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어릴 때부터 독서를 꾸준히 하고 올바른 독서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

글쓰기1.jpg 사진=픽사베이


종종 서울시에서 서울광장, 광화문광장, 청계천 등지에서 서울야외도서관을 운영해 시민들을 불러 모은다. 국민 독서 권장을 위해서 좋은 이벤트를 하는 것이기에 아주 환영할 만한 일이다. 가족 나들이 겸 온 가족이 서울광장에서 푹신한 의자에 둘러앉아 책을 펼치는 모습은 한 폭의 그림 같다. 우리 아이를 기초적인 단어조차 모르면서도 남 탓만 하는 사람으로 키울 수는 없다. 책을 가까이하는 어린이로 키우면 얼마나 좋을까. 물질적인 지원도 필요하지만 정신적으로 올곧게 성장하도록 독서를 생활화하는 부모의 모습은 자랑스럽지 않은가. 아이들에게 알게 모르게 습관화시킨 독서는 그들이 세상을 개척해 나가는 데 좋은 나침반이 된다. 어려움이 닥치면 부모에게 다시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책을 찾아 읽고 그것을 바탕으로 스스로의 정신적 힘으로 극복해 나가는 모습, 이것이 진정으로 우리가 바라는 것 아닌가.

책을 읽으면서 발견한 좋은 문구를 하나둘 적어 내려가는 즐거움을 일찍부터 깨달았다면 삶을 아주 슬기롭고 재미있게 꾸밀 수 있다. 독서를 하지 않고 메모하지 않으면 나중 가슴 한편에 쓸쓸한 바람이 불 때 그 외로움을 무엇으로 해소할 수 있을까. 책 속으로 침잠해 사색하고 기록함으로써 인생길의 환난도 지혜롭게 대처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인생 말년에 무엇을 새롭게 한다는 것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쉽지 않을 것이다. 내 몸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데, 새로운 일을 벌인다는 것은 위험천만하다. 더군다나 그것이 경제적 이득을 위한 사업이라면 성공보다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 독서와 글쓰기는 노년에도 큰 힘 들이지 않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취미이자 공부가 된다. 잘하면 어느 정도 경제적인 소득도 생긴다. 돈을 좀 덜 벌면 어떤가. 소비를 줄이면 될 일이다. 시내 공원에 우두커니 앉아 시간을 죽일 게 아니라 가까운 도서관을 찾아 책과 벗하며 살아가는 노년의 모습, 반짝반짝 빛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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