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멜로디만 좋아서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들이 있다. 나에게는 Blind Melon의 〈No Rain〉이 그랬다. 가볍게 흐르는 리듬, 특유의 밝고 경쾌한 기타 소리, 그리고 따라 부르기 좋은 후렴은 언제 들어도 기분을 띄워주는 듯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사의 의미는 잘 몰랐고, 그저 흥얼거리며 들을 뿐이었다.
그러다 어느 날, 유튜브에서 이 노래를 다시 듣다가 눈길을 사로잡는 댓글을 보았다.
짧지만 강렬한 고백이었다. 단순히 좋아하던 노래 한 곡이, 어떤 이에게는 가족의 기억과 아픔을 떠올리게 하고, 이해하지 못했던 마음을 나중에서야 깨닫게 해주었다는 사실이 가슴에 깊이 남았다.
〈No Rain〉은 제목과 달리 ‘밝은 노래’가 아니다. 가사는 우울과 무기력, 그리고 “나를 이해해 줄 단 한 사람을 찾는 간절한 마음”을 담고 있다.
“내 삶은 참 단조롭다고밖에 말할 수 없어, 그저 빗물이 고이는 걸 바라보는 게 좋아”
“사람들은 나에게 일하라고 하지만 그럴 힘이 없어, 내가 원하는 건 나를 이해해줄 단 한 사람뿐”
“오늘은 눈물 흘리지 않고 싶어, 네가 곁에 있다면 난 괜찮을 거야”
멜로디는 경쾌하지만, 그 안의 메시지는 외로움과 불안으로 가득하다. 그래서일까. 술과 고독 속에서 힘겨워하던 아버지가 이 노래에 마음을 기댄 이유, 그리고 그걸 나중에서야 이해하게 된 딸의 이야기가 더 절절하게 다가왔다.
뮤직비디오 속 ‘벌소녀(Bee Girl)’는 처음엔 외톨이처럼 놀림받지만, 마지막에는 자신과 닮은 무리들을 발견하고 환하게 웃는다. 결국 이 노래는 **“나와 같은 사람을 만나는 순간, 삶은 달라질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한다.
아마 댓글을 남긴 그 사람에게도,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도, 〈No Rain〉은 단순한 노래가 아니라 외로움과 치유의 은유로 다가오는 게 아닐까.
All I can say is that my life is pretty plain
I like watchin' the puddles gather rain
내 삶은 참 단조롭다고밖에 말할 수 없어
그냥 빗물이 웅덩이에 모이는 걸 바라보는 게 좋아
And all I can do is just pour some tea for two
And speak my point of view, but it's not sane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둘이 마실 차를 따르고
내 생각을 말하는 건데, 그건 정상적이지 않지
It's not sane...
정상적이지 않아...
And I don't understand why I sleep all day
And I start to complain that there's no rain
나는 왜 하루 종일 잠만 자는지 모르겠어
그러다 불평하지, 비도 안 오네 하면서
And all I can do is read a book to stay awake
And it rips my life away, but it's a great escape
깨어 있으려고 책을 읽는 것 말곤 할 게 없어
그게 내 삶을 좀 갉아먹지만, 동시에 좋은 도피처가 되거든
Escape... escape... escape...
도망… 도망… 도망…
All I can say is that my life is pretty plain
You don't like my point of view, you think that I'm insane
내 삶은 너무 단조롭다고밖에 말할 수 없어
내 관점을 너는 싫어하지, 날 미쳤다고 생각하면서
It's not sane... it's not sane...
정상적이지 않아… 미친 거지…
I just want someone to say to me
I'll always be there when you wake
내가 바라는 건 단 한 사람, 내게 이렇게 말해줄 사람
“네가 눈을 뜨면 내가 항상 곁에 있을 거야”
You know, I'd like to keep my cheeks dry today
So, stay with me and I'll have it made
오늘은 눈물 흘리지 않고 싶어
그러니까 내 곁에 있어 줘, 그럼 나는 괜찮을 거야
And I don't understand why I sleep all day
And I start to complain that there's no rain
나는 왜 하루 종일 잠만 자는지 모르겠어
그러다 또 불평하지, 비도 안 오네 하면서
And all I can do is read a book to stay awake
And it rips my life away, but it's a great escape
깨어 있으려고 책을 읽는 것 말곤 할 수 있는 게 없어
그게 내 삶을 잠식하지만, 동시에 훌륭한 도피처가 되지
Escape... escape... escape...
도망… 도망… 도망…
https://youtu.be/3qVPNONdF58?si=sVQhch69sVxQ1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