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신경증

자작시를 통해 문학이란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by Godot

<신경증>


신경질적인 A와 신경질 나게 만드는 B가 있다.


신경질적인 A는 신경질 나게 만드는 B가 같이 있는 것이 싫다.


신경질 나게 만드는 B는 신경질적인 A의 반응이 지루하지 않으므로 A를 맴돈다.




A : 세상이 뭐야?


B : 즐기는 것.




A : 진실은?


B : 나와 상관없는 것.




A : 나는?


B : (히죽히죽 웃으며) 나와 다른 것.




A : 너는 다가가려 해.


B : 너는 멀어지려 해.




A : 나를 지키려 해.


B : 너를 열어볼 거야.




A : 오지랖이야.


B : 사교성이야.




A : 신경질이 나.


B : 넌 그게 병이야.




A : 욕을 지껄이고 싶어. 그래도 그건 시야.


B : 형상화되지 않은 욕은 불쾌하지. 넌 병이야.




A : 그래도 그건 진실이잖아.


B : 누가 알고 싶대?




A : 그런데 왜 나를 열어?


B : 심심하지 않게.




A : 너도 열어버릴 거야.


B : 그러면 너는 지워질 거야.





문학이란 게 무엇일까.


<불안의 서>, <기억서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씨>, 마광수 교수.


내가 아는 몇 가지 책과 경험으로 문학이 무엇인지 더듬어보자.



진실은 트라우마를 통해 드러난다.


기억서사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씨의 책에서 언급된다.


문학은 진실을 드러내는 작업이므로 트라우마와 욕은 문학의 언어다.



그러나 그 증상들은 병으로 치부된다. 삶의 증거들.


형상화된 증상들은 그 상처를 준 사회의 오락거리가 된다.


또는 잠깐 진실을 불러온다. 다시금 허위로 돌아갈 테지만.



만약 세상을 정복하려 한다면 그는 사라지게 된다.


<아웃사이더>가 말했듯이 문학인의 본질은 사회의 바깥에 있다.


안으로 들어가면 문학의 본질은 사라질 것이다.



모순적이게도 문학은 세상이 없으면 존재하지 못한다.


안이 있어야 밖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세상은 아웃사이더를 동경하며


아웃사이더는 인사이더를 지향한다.



<호밀밭의 파수꾼>에서 샐린저는 괴로워한다.


안에 있는 사람들이 답답하다. 그러나 그들을 사랑한다. 생각할수록 그리워진다.



형상화하지 않은 말을 하는 사람들은 지탄받는다.


아웃사이더 밖의 아웃사이더.


그들은 바깥의 더욱 바깥이다.



마광수는 죽었다. 문학인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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