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녘

메멘토 모리

by Godot

해가 말했다. "나는 죽을 거라고."


경탄하며 본다, 오늘의 죽음을.

나는 그의 죽음을 아름답다 생각한다.

해도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세상을 붉게 물들이는 것으로 봐서는

죽기 싫다고 아우성치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해는 세상을 핏빛으로 물들이며 죽어간다.

나는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더 짙은 피를 뿌려주었으면.


자신만만했던 한낮의 너는 바라볼 수조차 없었다.

지금은 고개를 꺾어 목이 아프게 하늘을 올려다볼 필요도 없다.

이제 나는 당신을 바라본다.

너는 내 눈높이에서 죽어간다.

너무 오만했다.

너무 자신만만했다.

나는 어제도 너와 같이 오만한 자가 죽어가는 것을 보았다.

그 전날도. 매일 같이.


내일은 또 너의 한낮 같이 죽음을 예상하지 못하는 자가 태어나고,

또다시 아우성치며 어둠으로 끌려 들어갈 것이다.

세상을 핏빛으로 물들이며.


매일 같이 오만과 후회가 반복되고,

해가 떨어지고,

하루살이가 떨어지고,

고된 하루를 보낸 어떤 이의 고개가 떨어지고,


이런 반복이 지겹지 않냐며

머리를 절레절레 흔드는 하루가 또 저물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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