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우승을 했다.
29년 만이다.
긴 세월을 기다려온 만큼 감동이나 기쁨이나 배가 되리라.
아버지도, 나도 모태 LG 팬이라 괜스레 자부심이 차올랐다.
문득 고개를 숙이고 카메라 밖으로 천천히 사라지는 KT가 보였다.
뒤로 감춘 두 손에 아쉬움이 들려있었고
걸음마다 자책이 묻어났다.
2등도 잘한 건데,
라며 위로를 하기엔 그들의 뒷모습이 너무나 처절하다.
1년간 걸어온 여정이 눈앞에서 사그라지는 감정은 감히 상상하기 어렵다.
스프레이가 마운드에 쌓여 어지러운 자축의 발걸음을 만들었고
그 뒤로 질서 정연한 발걸음이 흙바닥에 길게 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