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나보다 먼저 결정한다
우리는
생각하고 나서 행동했다고 믿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선택은
이미 끝난 뒤에 설명이 붙는다.
우리는 화를 내고 나서 이유를 찾고,
피하고 나서 합리화를 만들며,
머뭇거린 뒤에 그것을
“신중함”이라고 부른다.
의식은 늘 뒤늦게 도착한다.
감정은 이미 결정을 끝냈고,
우리는 그 결정을 받아 적는 쪽에 가깝다.
그래서 같은 다짐을 반복한다.
같은 선택을 후회하고,
같은 말 앞에서
같은 방식으로 무너진다.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다.
의지가 개입할 수 있는 시점은
이미 지나가 있기 때문이다.
이 글들은
더 강해지라고 말하지 않는다.
마음을 다잡으라고도 말하지 않는다.
대신 묻는다.
왜 늘 같은 지점에서
같은 방식으로 반응하는지,
왜 알면서도 멈추지 못하는지,
왜 선택했다고 믿지만
사실은 끌려와 있었는지.
이 연재는
당신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당신이 이미 어디에서
결정되고 있었는지를
정확히 보여주려 한다.
생각보다 많은 문제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그래서 이 연재는
일상에서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는
수많은 장면들을
하나씩 해부해 보려 한다.
내게 정답이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함께 던져볼 만한 질문은
남기고 싶다.
이 연재는
그 질문을 꺼내기 위한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