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주절주절] 정신 차려보니 친구가 없다..!?

내가 해 온 선택들의 결과

by 두몽

안녕하세요, 34살에 백수 1년 3개월차가 되어버린 저는 요즘 유독 외로움을 느낍니다.


회사도 안다니고, 혼자 살아서 일까요?


정말 치열하게 회사와 대학원을 병행했던 시절 친구들의 연락, "왜 안 만나!!" 등의 원망 섞인 관심이

너무나 부담스럽고 싫었습니다. 몇몇 친구들은 정말 주기적으로 저렇게 연락을 해왔는데요. 에너지가 있어야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저는 쉬는 시간이 있으며 냅다 누워있기 바빴으니까요. (일명 냅눕" ㅡㅡO" 누워있는 모습같나요?)


그렇게 2년정도의 시간을 보내다 보니, 친구들의 연락이 점점 뜸해지더군요. 저는 어느새 바쁘고 차가운 친구가 되어버린 걸까요. 지금 생각해보니 저 친구에게 제가 정말 필요한 순간이 있었을지도, 그리고 저를 정말 좋아해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또 웃긴 일이, 백수가 되어 시간이 많아지면 못맛났던 친구들을 만날 수 있을지 알았는데 아니더군요. 시간은 많은데 없어요.. 정말 없어요. 게으름과 함께 무거워진 몸으로 일단 운용할 수 있는 시간이 생각보다 적고, 직업이 없다는 열등감이 절 사로잡아 어떤 친구들을 만나고 온 날은 스스로 작아지고 불안에 휩싸이곤 했거든요.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더니 정말 그렇습니다.


주위에 아직 미혼 친구들이 많지만 어느새 결혼하여 아이가 있는 친구들도 하나둘씩 늘어갑니다. 나랑 있으면 정말 행복하고 즐거워했던 친구들이 어느 나보다 더 소중한 존재들이 생겼다는 걸 체감할 때면 마음이 따뜻해지면서도 한편으로는 조금 시립니다. 그런데 뭐 인생이란 그런 것 이겠지요. 그들의 귀여운 새 가족을 친구인 제가 이길 수도 이겨서도 안되는 거지요.


그렇다면 "빨리 결혼해라!!" 고들 말하는데요.


하지만 저는 40이 넘어 결혼하고 싶습니다. 그런 생각을 가진지는 오래되었어요. 사람들이 정말 좋긴 한데, 계속해서 오래 붙어 있는 것은 저에게 꽤나 힘든 일입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꿈꿔온 독립도 30살이 되어, 대학원에 가면서 드디어 할 수 있었어요. (학교에 가까운 곳으로 간다는 명목하에) 백수로서 월세와 여러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일제 슬슬 정말 한계이지만 저는 부모님의 집으로 돌아갈 수는 없어요. 누군가와의 결혼으로 도피하고 싶지도 않아요.



여러분, 100세 시대라고들 하죠. 사실 저는 40살의 결혼도 빠르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예로 들어 30년 부모님과 함께 살고 10년 겨우 혼자 살고, 60년은 누군가와 함께 살아야 하는 거죠. 사실 이생각만 해도 부담스럽고 징그럽게 느껴집니다.


지금의 조금은 외롭지만 고요함과 평화로운 이 상태가 없어진다니..!! 어머나, 그런데 어떤가요?

글의 제목과 다른 내용이 펼쳐지고 있네요. 그렇네요. 저는 외로울 수 밖에 없는 사람일지도요. 인정하고, 평화롭지만 조금은 외롭게 살아가야 할까봐요.


요즘 문득 나 친구가 없네.. 외롭네.. 라는 느낌이 자주들어 글을 끄적여 봤습니다. 근데 뭐 어쩔 수 없는 거네요.



광화문을 바라보며 글 올립니다.

그저 모두가 평안 하시기를..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