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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속 진묘수

감정에도 수호자가 있다

by 빛나

(한밤중, 내 마음 깊은 곳에서 무언가 꿈틀거렸다. 오래전 잊혔던 감정, 진묘수였다.)


진묘수: "내 다리가… 부러졌잖아! 나를 봉인해서 여기 가뒀구나!"


무령왕: "또 시작이냐. 억울하면 반대쪽 다리도 부러뜨릴까?"


왕비: "이래서 신수를 마음에 두면 안 돼. 조용히 좀 살자, 응?"


(나는 웃었다. 이들은 내 안에 사는 감정들이었다.)


진묘수: 억울함과 자유를 갈망하는 감정


무령왕: 규칙과 질서를 지키려는 차분한 마음


왕비: 사랑과 고요함을 추구하는 내면의 소리


(어떤 날은 진묘수가 날뛰고, 어떤 날은 무령왕이 나를 다독이며, 왕비는 그 사이에서 조용히 숨을 고른다.)


[감정에도 수호자가 있다. 그것들을 억누르지 않고 바라보는 게 진짜 나를 아끼는 법 아닐까?]


진묘수: "내 다리… 아직 아파." 왕비: "그게 널 지키기 위한 마음이었다고." 무령왕: "조용히 해라. 감정도 질서가 필요하니까."


(나는 미소 지으며 내 마음속 진묘수들을 토닥인다. 오늘도 그들은 나와 함께 살아가고 있으니까.)


거문고: "또 낚싯대를 드리웠구나. 오늘은 뭔가 잡았니?"

목어: "아니, 오늘도 기다릴 뿐이야. 하지만 기다림이 단지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만은 아닐 거야. 그 자체로 의미가 있을지도 몰라."

거문고: "기다림만으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 나는 손길이 닿으면 선율을 만들어내지. 넌 그저 조용히 있을 뿐인데."

목어: "하지만 내 침묵도 하나의 울림이야. 누군가 내 침묵을 듣고, 그 속에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게 바로 내 역할이지."

거문고: "그렇다면 넌 침묵 속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거구나. 나는 소리로 사람들을 움직이고, 너는 침묵으로 생각하게 하는구나."

목어: "맞아. 나는 사람들에게 기다림의 중요성을 알리고, 너는 그 선율로 감동을 준다. 결국 우리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다르지만, 둘 다 중요한 의미가 있는 거지."

거문고: "그럼, 네 침묵도 나의 선율처럼 사람들의 마음에 남는다는 거구나. 결국 우리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거지?"

목어: "맞아. 나는 침묵으로, 너는 소리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거문고: "결국 중요한 건, 우리가 어떻게 세상과 소통하느냐인 것 같아. 우리의 방식이 달라도 그 안에서 의미를 찾는 사람들이 있잖아."

목어: "그렇지. 우리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하지만, 둘 다 중요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지."

임절미: "야, 나무야. 여기서 뭐 하냐?"

정 3품 나무: "그냥 서 있지. 원래 내 일이 그런 거거든."

임절미: "흥, 재미없는 녀석. 난 임금님 입까지 거쳐 간 몸이야. 나 정도면 꽤 유명한 떡 아니냐?"

정 3품 나무: "그래? 근데 네가 뭔데 그렇게 잘난 척이냐?"

임절미: "몰라? 옛날에 인조 임금님이 내 맛을 보고 감탄하셨거든. '이 떡 이름이 뭐냐?' 하길래,

주인이 '이름이 없어요' 했더니, '그럼 임씨네에서 만들었으니 임절미라 하자!' 해서 내가 임절미가 된 거라고."

정 3품 나무: "흠, 근데 지금은 ‘인절미’라고 부르더라?"

임절미: "그러게, 사람들이 편하게 부르다가 그렇게 됐나 봐. 뭐, 그래도 난 여전히 사람들한테 사랑받고 있으니까 괜찮아."

정 3품 나무: "후훗, 나도 만만치 않다. 인조 임금님이 내게 정 3품 벼슬을 내리셨거든."

임절미: "엥? 나무 주제에 벼슬을 받았다고?"

정 3품 나무: "그래. 임금님이 이곳에 머무르셨을 때, 내 모습이 충신 같다고 벼슬을 내리셨지. 그래서 나는 단순한 나무가 아니라, ‘정 3품 벼슬받은 나무’가 됐다."

임절미: "야, 그거 좀 부럽다. 나는 결국 먹히고 사라지는데, 넌 계속 여기 서 있잖아."

정 3품 나무: "하지만 네 이야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계속 전해지잖아. 나는 이렇게 오래 서 있지만, 언젠간 쓰러질 거야. 결국 중요한 건 우리가 남기는 이야기 아니겠냐?"

임절미: "캬, 나무 주제에 말은 멋지게 하네." 정 3품 나무: "그럼 넌 떡 주제에 잘난 척은 왜 그렇게 하냐?"

임절미: "하하, 그러게. 우리 둘 다 쓸모 있는 이야기 하나씩 품고 사는 거네."



에필로그 :

2월 28일 공주 여행은 나 자신을 다시 찾은 시간이었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멈추고 고택과 유적지를 거닐다 보니, 내가 놓친 것들이 보였다. 차분한 분위기가 내게 다가오며, 내 감정을 외면해 왔음을 깨달았다.

여유로움이 주는 힘, 그게 진정한 힐링이었다. 공주에서의 시간은 내 감정들과 마주하는 기회였다.

내 마음속 감정들은 나를 이루는 중요한 부분이었다. 진묘수, 무령왕, 왕비, 거문고와 목어, 임절미와 정 3품 나무처럼, 이 감정들이 나를 성장시키고 있었다. 이제 나는 그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예전에는 선덕여왕 덕분에 신라가 내 마음속 최애였지만, 이번 여행을 통해 백제가 내 최애가 될 것 같은 너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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