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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워진 곳에서도, 나는 피었다

흐르는 운, 멈춘 문, 그리고 기다린 마음

by 빛나


Cinnamon 시나몬 : 오늘은 결과보다 온기를 택해. 따뜻한 쪽이 네가 있어야 할 자리야.


Eucalyptus 유칼립투스 : 숨이 막힌다 싶을 땐 잠깐 멈춰도 돼. 비워진 공간이 오히려 네 마음을 숨 쉬게 하잖아.


Juniper 주니퍼 : 정화는 조용할수록 깊어져. 사람 없는 마을에서조차, 너는 가볍게 웃고 있었어.


The World 세계 : 완성은 도착이 아니라 흐름의 감각이야. 닫힌 문 앞에서도, 너는 끝까지 나아가고 있었어.


Six of Swords 검 6 : 익숙함을 뒤로 둔 네 결심, 나는 봤어. 오늘 너는 떠난 게 아니라 옮겨왔지.


Eight of Cups 컵 8 : 버림이 아니야. 넘겨주는 마음. 네가 머물렀던 자리는 여전히 너의 일부야.


Queen of Wands 완드 여왕 : 네 중심은 흔들리지 않았어. 고요 속에서도 따뜻한 기운은 너로부터 흘러나왔지.


Seven of Swords 검 7 : 설명하지 않아도 돼. 감춰진 마음도, 향처럼 다 전해지니까.


망월산성 : 나는 사라지지 않았어. 무너진 게 아니라, 지금도 지키고 있어.


연리지 : 기다림은 사랑이 돼. 다르던 나무들도 결국 한 마음이 되잖아.


응청각 : 자리를 지킨다는 건, 소리를 내지 않아도 숨을 쉰다는 뜻이야.


오늘의 운세 : 흐름을 믿어. 네가 향한 방향은 가볍지만 단단했어.


닫힌 약초마을 : 아무도 없었지만, 너는 왔고, 그걸로 충분했어.


하늘 : 구름 한 점 없이 맑았지. 네 마음도 그랬으면 해.


에필로그

2025. 4. 26.


일주일 내내 머릿속에 구름이 낀 듯 무겁던 나.

졸업시험이라는 거대한 산을 넘고 나니,

기다렸다는 듯 두통이 몰려왔다.


그래서 오늘,

비운 마음에 바람을 심으러 제천으로 떠났다.

사람 없는 약초마을도, 고요한 성벽도,

심지어 서로 기대어 자란 사랑나무마저

괜히 나를 토닥이는 것 같았다.


긴장은 풀리고, 웃음은 피었다.

이제 머리 아픈 대신,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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