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우리 집으로 온 날

by 로베

나는 강아지를 임시보호한다. 두 번째 임보다. 첫 임보는 한 달 가량 하여 입양 보냈다. 지금 임보는 1년 반 가량 진행 중이다. 이름은 심심이고 13kg 진도믹스다.


심심이의 임보 첫날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동봉사자 분께서 집 앞까지 데려다주셨다. 심심이와 밥그릇, 목줄과 하네스, 장난감, 큰 매트를 인계받았다. 많은 것을 받아 손의 여유가 없어서 산책이 불가능했다. 바로 집으로 데리고 들어왔다. 심심이를 신발장에 두고 짐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목줄과 하네스를 풀어주기 위해서 뒤를 돌아보는 순간,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낯선 공간에 들어와서인지 대변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엄청난 양이었다. 굳이 표현하자면 베스킨라빈스 작은 쇼핑백의 반을 넘게 채우고도 남는 정도였다. 묽은 변이어서 치우는데 약 30분이 걸렸다. 심심이까지 닦아주고 마루에 입성시키는 순간, 바닥에 소변을 봤다. '처음 온 우리 집이 얼마나 낯설었으면 진도믹스가 대소변을 실내에서 봤을까?'라고 생각했다-진도는 실외배변이 특징이다.

image.png 샤워하고 나온 뒤의 심심이

정리가 얼추 마무리가 됐다. 쉼터 단톡방에 잘 왔다고 톡을 남기려 했다. 근데 먼저 톡이 와있었다. 심심이가 프로탈출러라는 말이었다. 두 번의 사건이 있었는데 한 번은 견사 구멍으로 탈출을 했고, 한 번은 차 문이 열리자마자 나갔다는 이력을 알려주셨다. 주의를 부탁드리며 이중러쉬를 해달라고 요청하셨다. 알겠다고 말씀드렸다.


몇 시간 뒤 지인을 만났다. 그분도 임보를 하고 있었다. 각자의 임보견을 데리고 나와 인사시켰다. 산책을 시키고 함께 반려동물 카페로 향했다. 강아지가 많았다. 여러 강아지들의 냄새를 맡게 해 준 뒤 자리에 착석했다. 우리 두 강아지는 자리에서 놀고 쉬기를 반복했다. 강아지 우유도 먹였다. 몇 시간을 있다가 나왔다. 집 근처 개천가에서 산책을 더 시켰다. 지인은 집으로 가고 나는 아버지를 만나 반려동물 용품점을 갔다. 켄넬, 장난감, 그 외 필요한 용품들을 샀다. 아버지 차에 싣고 함께 귀가했다.

image.png 카페에 놀러 간 심심이

집에서 심심이는 조용했다. 원래 자기네 집이라는 듯 잘 적응하는 것처럼 보였다. 옆에 와서 TV도 보고 침대에 올라가기도 했다. 산책할 때도 잘 따랐다. 산책을 하루에 3~4번 정도 했다. 아침은 아버지께서 하셨고 그 외에는 내가 하였다. 당시의 나는 취준생이어서 시간적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렇게 일주일을 보내던 중에 심심이에게 사고가 났다... 다음 글에서 상세히 적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