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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필 여행을 떠났다 Mar 19. 2021

아지랑이

소화불량 핑계로 라이딩하니

눈의 기억에서도 사라진

소똥냄새 가득한 시골이

시간 채 걸리지도 않는 곳에 있었다.

바람의 소리 따라가니

일때문에 어린 자식 시골에 맡기고

떠나는 어머님의 뒷모습을

태연한 척 뒷짐지고 속으로 

그르렁 발동거는 소년이 보인다.


애써 어금니 악물고

논두렁의 개구리와 파리 낚시

굴뚝에서 가마솥 계란찜 구수한 냄새


서둘러 돌아가 

밥 한그릇 뚝딱하면 

한 밤 지나겠지.

그렇게 다섯 밤 지내면 되겠지.


눈물 흐를까

이부자리 끝으로 훔치며

어서 꿈이어라

눈 꼭 감은 소년.

눈 뜨면 계시겠지

내려다 보고 계시겠지.


소년아.

어머니 만나거든 꼼짝 못하게 안아주렴

그때 노려

평생 괴롭히게 만들

근심보따리 훔쳐 달아날테니


천 년 만 년보다 길 것 같았던

그 긴 밤이........지나고

보고싶어만 했지

왜 두 손 꼭 잡아드리지 못했나


뻑뻑한 노안에 아지랑이

날 좋은 날 천지에 아지랑이

갈 길 잃은 아지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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