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by writing
C.S.Lewis
지쳐 제 갈길 가려는 해가
해맑게 이별을 고하는
어느 한 낯의 공원
추레한 노신사의 하드케이스에 든
햇볕을 닮은 황금색 색소폰이
힘겹게 소리를 내자
집으로 가려던 해가
발뒤꿈치 들어 빼꼼히
말똥말똥 한 가락 더 듣고자
귀를 가까이 댄다
색소폰의 오래닳고 닳은
묵직한 소리가 초가을 바람따라 퍼지고
지 할일 잊고 나무능선에 걸린 채
넘어갈 줄 모르는
아무 듣는 이 없는
한 낮의 연주회
하필 여행을 떠났다의 브런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