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습득

삶을 삶다 제17화

by 용혀기

나의 의도와 상관없이 이 세상에 태어났지만, 살아가는 것은 나의 의지와 노력의 여하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그것에 필요한 도구를 챙겨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세상에 대한 정보를 파악할 새도 없이 그저 밀려다니고만 있다. 다들 그렇게 살고 있다고 착각했다.


잔잔한 호수 위에서 자신의 멋짐을 뽐내며 유유자적하는 백조의 모습을 동경하였지만 물 밑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발놀림을 의식하지 못하고 뱃놀이에 만족하며 여기까지 왔다. 내가 건너야 할 강의 너비와 깊이에 대한 분석과 미래에 다가올 바람과 파도에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어야 했지만, 그 자체를 인식하지 못했다. 그동안 살아온 경험이 앞으로 삶의 지혜로 발휘될 수 있을거라 생각 했지만, 삶의 변곡점에 서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세상이라는 강을 건너가는 지혜의 습득을 위하여 내가 배워야 할 것은 마음의 수련을 통한 자기 수양이 선행되어야 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세상에 대한 마인드의 점검을 통하여 긍정적으로 순화시키고, 자기 수용을 위한 수련의 길을 가야 한다. 하지만 지금 당장 현실의 벽을 넘기 위한 도끼질만 하기에도 버거운 상황에서 자기 수용의 수련은 배부른 자들의 넋두리로 치부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지혜로움을 습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너무나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의 물결 속에서 그 흐름에 올라타기 위해서는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할 수 있으면 다른 사람이나 환경이나 기술에 도움을 요청하여 효과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갖추는 것이 현대를 살아가는 지혜라 생각된다.


쉬파리가 천리마의 엉덩이를 빌리고, 담쟁이가 소나무의 어깨를 빌려 그들의 세상을 완성하듯 우리 사는 세상은 과정에 대한 것보다는 결과에 대한 인정만 해주고 있다, 세상이라는 강물을 건너가기 위해서는 나룻배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지 말아야 한다. 나룻배가 전진할 수 있도록 노를 저어야 하고 그 노를 저을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강물 밑에서 웅크리고 있는 바위를 비켜가기 위한 해도도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태풍과 홍수의 물결에 배가 뒤집히지 않을 설계에 의한 배를 건조해야 한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만약의 사태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해야 한다.


생각해 보면 그동안 내 인생의 항해 동안 태풍이 몰아치고 배가 뒤집어 질 뻔한 경험도 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준비 없이 맞이한 세컨드라이프를 준비하고 있는 지금이 태풍이 불고 파도가 배를 뒤집으려 하고 있는 경험을 하고 있다. 불안과 두려움 때문에 바다의 중심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바닷가의 가까운 곳에서 뱃놀이만 하면서 지내왔던 것이다.


이제는 안다. 앞으로 평생 동안 잔잔한 물결 위에 배를 뛰울 수 없다는 것과, 인생의 강을 건너가기에 충분히 튼튼 할거라 생각한 내 나룻배도 바닥에 구멍이 생기기 시작할 것이고 그렇게 상처로 얼룩질 것이다. 그러기 전에 점검과 땜질을 하는 것이 지혜로움이다.


그동안의 직장생활은 가만히 있어도 순서에 의하여 밀어주고 또 밀려가면서 어느 지점에 까지 안전하게 갈 수 있었지만 배 밑바닥을 뚫고 올라오는 물을 퍼내는 것을 잊어버린 탓에 서서히 가라앉기 시작한 후에야 정신을 차렸다. 바가지를 준비하지 못한 것, 바닥을 메꿀 수 있는 테이프를 준비하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의 시간을 가지면서 앞으로의 인생의 강을 건너기 위한 지혜의 습득을 위한 다짐을 두드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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