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의 친구관계

친구 만들기 대작전

by CelinA
동네 친구가 없는 애기 엄마

나는 '조동(조리원 동기)'이 없다. 그리고 동네엔 친구도 친척도 없다. 성인이 되어 지금 사는 동네로 이사를 와서 집 근처에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아이를 낳고 나서 나는 이게 또 하나의 고민이 되었다. 내 친구가 없는 건 괜찮지만, 아이를 같이 놀게 할 또래 친구가 마땅히 없다는 것이 아이에게 참 미안했다


공원의 아기 친구들

아이가 어린이집을 가기 전엔 근처 공원에 자주 유모차를 끌고 나갔다. 종종 그곳에서 비슷한 시간 대에 산책을 나오는 또래 친구들을 만났다.

언젠가부터 나는 공원에 나갈 때마다 친구들이 나왔나 안 나왔나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찾게 되었다. 때로는 아무도 만나지 못하는 날도 있었고, 어떤 날은 운 좋게 많은 친구들을 만나는 날도 있었다. 그 시기의 아이는 아직 친구라는 개념은 없는 듯했지만, 친구들을 만나는 날에는 더 신나고 즐거워하곤 했다.

공원 친구들을 만나는 건 내게도 아이에게도 반갑고 너무 좋은 일이었지만, 나는 일부러 연락을 해서까지 그들을 만나지는 못했다. 그 시기에는 거의 아이를 24시간 밀착케어 해야 했기에 내가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그랬던 것 같다.


어린이집 친구들

어린이집에 들어가면 같은 반 친구들이 생길 테니, 자연스레 엄마들과도 친분이 쌓이고, 아이도 종종 따로 만나 놀 친구가 생길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우리 아이 반은 단톡방도 없었고, 전반적으로 엄마들이 따로 모여 친목을 다지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일부 친분이 있는 무리가 있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 친구 부모님들과 등하원 때 만나면 인사 정도는 하고, 종종 부모 참여 행사도 있어 마주치기는 했지만, 연락처를 묻고 따로 연락을 한다거나 얼굴 보는 일이 많진 않았다. 나만 그렇게 느꼈는지 몰라도 왠지 다들 그런 걸 부담스러워하는 눈치였다.


우리 회사 어린이집을 보내는 회사 지인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반 단톡방이 있다고 하고, 아는 선배는 회사 어린이집 엄마들과 엄청 친하게 지내는 모습을 봤던 터라 처음엔 '이게 맞는 건가,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는 건가?' 싶기도 했지만, 이것이 그냥 이곳만의 분위기라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제 세 돌이 조금 지난 아이는 친구를 더 좋아하게 되었다. 요즘 아이가 너무 좋아하는 친구가 하나 있는데, 그 친구 이름을 매일 이야기하고 심지어 친구 이름으로 노래까지 부르고 다니는 지경에 이르렀다. 나는 아이가 너-무 좋아하는 그 친구를 어떻게든 따로 만나게 해주고 싶었지만, 그 부모님과 마주치는 것도, 연락처를 알아내는 것조차 쉽지가 않아 참 아쉬웠다. 그 친구의 부모님도 맞벌이시고 게다가 일이 많이 바쁘신 것 같았다.


그러던 중 다른 친구 엄마를 통해 나름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동네 축구 교실에 아이들을 보내려는데, 반을 신규로 개설하려고 한다고 했다. 생각 있으면 같이 하자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그 축구 교실 멤버에 우리 아이가 너-무 좋아하는 그 친구가 다닌다는 거였다. 나는 속으로 쾌재를 외쳤다! 아이가 좋아하는 그 친구라니! 거긴 당연히 가야 했다.

축구를 가르치기 위함보다도 그 친구와 함께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물론 아이도 그 친구가 있기 때문에 축구 교실 가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고, 이제는 그 친구의 부모님과도 나름의 친목을 쌓을 수도 있게 되어 여러 가지로 나와 아이에게 기쁜 일이 되었다.


워킹맘이라 아쉬워...

아이 친구를 만들어 주는 것이 워킹맘이라 아쉬운 점이 많다. 아직은 너무 어린 나이라 좋아하는 친구가 있어도 마음대로 만나지도 못하는 아기이다. 친구를 불러 옆에 붙여 줘야 놀 수 있는데, 워킹맘은 아무래도 이렇게 하는 데 한계가 있다.


내가 요만했던 시절엔, 우리 엄마는 동네 아주머니들과 모임을 했었다. 자연스레 그 모임의 아이들과 친구가 되는 구조였다. 그 시절 전업 주부였던 엄마들은 그렇게 어린 우리들을 유치원에 보내놓고 모여서 수다를 떨며 스트레스를 풀고, 친목을 다지고 하셨다고 한다. 엄마는 늘 그 시절을 회상하며 그때가 좋았다고 말씀하신다.


지금의 어린이집 부모들은 거의 다 맞벌이이다. 맞벌이가 아니면 일단 우선순위에서 밀려 입소가 어렵고, 맞벌이가 아니라면 적어도 다자녀여야 한다. 그래서 다들 여유가 없다.

때론 그래서 아쉽다. 다들 너무 바쁘게 살아가는 일상. 아이가 좋아하는 친구를 휴일에 따로 만나게 해주고 싶어도, 그러면 그 가족의 시간을 뺏는 것만 같아 조심스러워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어쩌면 우리가 워킹맘이 아니었다면, 그냥 하원길에 시간이 맞으면 맞는 대로 아이들을 조금 더 놀게 해 줄 수도 있는 간단한 일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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