츨산과 육아, 당신의 선택은?
출산과 육아는 정말 고통인 걸까
나보다 일 년 정도 먼저 결혼한 친한 친구가 하나 있다. 결혼한 지 3년이 지나도록 아기 소식이 없어서 아이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그 당시 그다지 크지 않은 규모의 회사에서 일하던 친구는 육아휴직을 쓰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고 했다. 아이를 낳으면 돌봐주실 분도 없고, 유학까지 다녀오며 힘들게 쌓아온 커리어를 아이 때문에 포기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이를 낳아 키운다는 것이 부담이 된다고 했다.
먼저 애엄마가 된 나는 그 친구에게 뭐라고 더 덧붙일 말이 딱히 없었다.
맞다. 다 맞는 말이다.
아이를 낳으면 일단 짧은 기간이라도 휴직을 해야 하고, 그 후에 복직을 하면 나를 대신해 아이를 봐줄 누군가를 선정해야 한다. 보통의 경우 그게 부모님이거나 이모님이 된다. 워킹맘의 경우라면 일을 하면서 집에 있는 시간엔 아이까지 돌봐야 하니, 내 시간이라는 것이 거의 사라진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고 아이를 키운다고 무턱대고 일을 그만둔다? 그럼 그 순간 경제적인 문제 또는 커리어의 단절과 같은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하게 되어있다.
아이를 낳아 키운다는 것은 어쩌면 나라는 사람을 일부 아이에게 내어주는 것과 같다. 임신을 하는 순간부터 나는 아이와 함께 먹고, 자고 생활한다. 나의 몸과 생활 일부를 아이에게 내어주며 함께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이것은 누군가에게는 고통일 수도 부담일 수도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육아가 쉬워 보여서 아이를 낳은 것은 아니다. 당연히 아이가 생기면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할 거라는 건 알고 있었다. 물론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더 내려놓아야 할 것들이 더 많은 것이 문제이지만...
나는 아이가 왜 갖고 싶었을까?
아이 하나를 키운 다는 것이 정말 쉬운 일은 아니다. 나도 매일의 삶이 마치 챌린지처럼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육아를 하며 얻는 것은 뭘까? 나는 왜 아이를 갖고 싶었고, 아이를 키우고 싶었을까 생각해 본다.
아주 어렸을 땐 결혼과 출산이 당연한 것인 줄 알았다. 누구나 어른이 되면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하는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막연히 나도 언젠간 엄마가 되겠지 생각했다.
조금 더 나이가 들었을 땐, 결혼은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렇지만 나는 어찌 됐든 결혼은 하고 싶었다. 그리고 결혼을 한다면, 아이는 꼭 둘은 낳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결정적으로 아이가 있었으면 했던 순간은 내게 사랑스러운 조카가 생겼을 때였다. 내게는 한 살 많은 언니가 있는데, 언니가 결혼을 일찍 하는 바람에 나는 스물여덟 살 즈음에 첫 조카를 만났다.
조카는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우리 가족은 모두 그 아기의 열혈 팬이 되었다. 그 아기와 있는 공간에서는 우리 모두의 눈과 귀가 그에게 향해있었다.
아기는 너무 예뻤다. 비록 많이 울고 떼를 쓰고 고집을 피우기도 했지만, 그 아기가 활짝 웃을 때, 그 미소를 한 번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모든 고통은 사르르 녹아내렸다.
어쩌면 나는 아기를 갖고 싶은 이유가 너무 단순했다. 그냥 으레 결혼을 하면 아이는 있어야 한다는 관습적인 생각, 그리고 그냥 아기가 너무 예뻐서...
육아를 하며 얻는 것들
지금 아이를 키우며 얻는 것은 내가 아이를 위해 희생해야 하는 것을 상쇄할 만큼 큰가?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 아니, 어쩌면 그것보다 아이를 통해 얻는 행복이 더 크다고 대답할 것 같다.
때로 삶이 지치고 힘들지만, 엄마 아빠가 세상의 전부인 아이를 보고 있으면, 지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좀 더 힘을 내서 살아갈 수 있도록 나를 움직이는 존재. 이제는 내가 아이를 통해 위안을 얻는 것 같다.
그렇지만 누군가에겐 그것마저 마음의 짐이자 부담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출산을 망설이는 친구에게 나는 그 말을 미처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다.
아이를 갖든 안 갖든 당연 그건 개인의 자유이고, 분명 누구나 저마다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누구도 강요하거나 쉽게 설득할 수 없는 문제이다.
그래도 누군가 내게 아이 키우는 거 어때?라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아이가 주는 행복은 세상 어떤 것에 비할 수 없다고.
경험해 본 사람은 극 공감 할 것이고,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은 부정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